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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berry Tart

Summary:

세베루스 스네이프가 해리의 법적 후견인이 된 지 1년, 시리우스 블랙이 호그와트에 나타나다.
Bruised Words의 시퀄입니다.

A Korean Translation of <Blackberry Tart> by starknjarvis

Notes:

포스타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Chapter Text

 

 

시리우스 블랙이 마침내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해리는 더이상 그가 죽길 바라지 않았다.

 

정말 희한한 저녁이었고, 점점 더 이상해져 가고만 있었다. 스네이프가 처형 당할 벅빅을 살리기 위해 개입했다—슬리데린의 사감으로서, 말포이의 이야기에 섬세하게 이루어진 반론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 그게 말포이의 비하와 그 애 얼굴에 꽂힌 헤르미온느의 주먹을 막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스캐버스가 있었고, 검은 개와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이 있었다. 또 시리우스 블랙의 믿어지지 않는 사연과, 루핀—보아하니 늑대인간인— 교수님의 등장이 있었다.

 

마지막 부분은 보름이 다가오면 루핀의 사무실 주변에 가지 말라고 했던 스네이프의 고집을 포함한 몇 가지를 명확히 했다. 

 

“세베루스는 내가 매달 어디에 가는지 굉장히 궁금해했단다.” 루핀이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에게 설명했다. “우리는 같은 학년이었고, 너희도 알다시피 우리는–음–서로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지. 그는 특히 제임스를 좋아하지 않았어. 내 생각에는 제임스의 퀴디치 재능을 질투했던 것 같다…”

 

해리는 스네이프가 퀴디치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려다 실패했다. 그 해 초 있었던 경기에서 디멘터의 습격으로부터 해리를 구할 때 빼고는 스네이프는 운동 자체에 큰 관심을 보인 적이 전혀 없었다. 그는 해리의 새로운 파이어볼트 내부의 생명까지 검사해보면서도 빗자루를 아주 조금도 탐내지 않았다—파이어볼트를 본 다른 모든 사람들과는 달리.

 

“아무튼,” 루핀이 말을 이었다. “스네이프는 어느 저녁날에 변신을 위해 정원을 가로질러 후려치는 버드나무로 가는 나와 폼프리 부인을 발견했단다. 시리우스 생각에는 그게–음–재밌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야, 스네이프에게 긴 막대기로 나무 밑동의 옹이를 찌르면 나를 따라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말이지. 음, 물론, 스네이프는 시도했고—만약 집 안까지 완전히 들어왔다면 성체 늑대인간을 만났겠지만—시리우스가 한 짓을 들은 네 아버지가 스네이프를 쫓아가서 심각한 목숨의 위협으로부터 끌어냈어… 하지만 스네이프는 터널의 끝에서 날 엿보았지. 덤블도어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도록 금지했지만 그때부터 그는 내가…”

 

“블랙이 스네이프를 늑대인간에게 물리도록 보냈다고요?” 해리가 경악해 물었다.

 

“그렇다,” 루핀 뒤의 벽에서 냉랭한 목소리가 비웃었다.

 

해리의 투명망토를 끌어내리며 나타난 스네이프는 지팡이로 루핀을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괜찮나, 포터? 그레인저, 위즐리?”

 

“론의 다리가 부러지긴 했지만 우리는 괜찮아요.” 해리가 말했다. “어떻게…?”

 

“네 망토를 밖에 놔두고 갔더구나.” 스네이프가 말했다. “그리고 루핀이 친절히 설명했다시피 나는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에 대해 내내 알고 있었다. 덤블도어는 내가 틀렸다고 말했지, 루핀. 네가 새 사람이 되었다더군. 하지만 나는 알았어… 네놈이 옛친구를 위해 해리에게 점점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나?”

 

해리의 얼굴이 붉어졌다. 스네이프는 루핀에 대해 경고했지만 그에게 과외를 받는 걸 금지하지는 않았다. 스네이프가 해리에게 패트로누스 마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었지만, 해리는 부모님 얘기를 듣고 싶어 목이 말라있었다… 하지만 스네이프도 부모님을 알고 있었고, 스네이프를 살해하려는 장난에 해리의 아빠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

 

“시리우스는 결백하네.” 루핀이 반박했다. “나도 오늘밤까지는 믿지 않았어. 하지만 그게 진실이네.”

 

스네이프가 웃었다. 듣기 좋지는 않았다. “내가 그 말을 믿지 못해도 용서하게.” 그가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잠시만요.” 해리가 일어나며 말했다.

 

모두가 멈춰 해리를 바라보았다. 가까이 붙어 선 블랙과 루핀은 지팡이는 없었지만 날이 서있었다.

 

해리가 침을 꿀꺽 삼켰다. “잠시만요.” 그가 반복했다. “스네이프, 지금 무슨 일이 있어요. 제 생각에 피터 페티그루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 같아요. 그냥 주문 한 번이면 돼요. 한 번이요. 그럼 누가 제 부모님을 죽게 만들었는지 알 거예요.”

 

블랙이 웃음을 터뜨렸다. “해리, 아가, 세베루스 스네이프는 이성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쟤가 여기 들어온 순간 난 죽은 거야.”

 

“들을 거예요.” 해리가 말했다. “들어요.”

 

“저들이 널 조종하는 거다.” 스네이프가 말했다. “네 아버지를 들먹여서. 나는 적어도 자네는, 이보다 나을 줄 알았네, 루핀.” 

 

“그럼 증명하자고요.” 해리가 말했다. “그냥 론의 쥐에 주문을 걸기만 하면 돼요. 여기 있어요. 싸울 필요 없다고요, 아직은.”

 

“내 쥐는 피터 페티그루가 아니야.” 론의 목소리가 고통으로 잠겼다.

 

“네 쥐라고?” 물은 스네이프가 론에게로 갑자기 주의를 돌렸다.

 

“스네이프, 뭐든 저혼자서 해내려고 하지 말라고 말했잖아요.” 해리가 말했다. 온세상이 내 말 한마디에 달려있는 것만 같은데, 해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곳의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 누가 진실을 찾으려 하고, 누가 복수를 위해 있는 걸까? 스네이프가 과연 이 마지막 의문을 저지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당신을 믿으라고 했잖아요. 가끔은 사람들이 제 말을 들어줄 거라고 말했잖아요. 진심이었나요?”

 

“나는 널 믿는다.” 스네이프가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밤 당신이 아직 못 들은 이야기가 더 있을 거란 걸 믿어봐요.” 해리가 말했다. “블랙의 사연은… 아주 길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제가 알아야겠어요. 제발요.”

 

스네이프는 해리를 한참 바라보았고 방 안 모두의 숨이 멎었다. 그의 눈빛은 읽어낼 수 없었다. 마침내, 그가 지팡이를 내리고 해리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빠른 몸동작으로, 블랙이 스네이프의 풀어진 손에서 지팡이를 낚아채 그의 얼굴을 향해 겨누었다. “이제 물러졌군, 안 그래? 당장 나가, 세베루스, 아니면 널 기절시켜서 여기 남겨둘 거니까.”

 

“만약 저 아이 머리털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디멘터는 네 걱정거리도 못 되게 될 거다.” 으르렁거리는 스네이프의 눈이 번득였다.

 

“해치지 마요, 블랙!” 해리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말했다. “제발요. 스네이프는 여기 있을 자격이 있어요. 당신이 주문을 외우게 놔둘 거예요. 그럴 거예요. 당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면, 그가 지켜보게 둬요.”

 

“만약 스네이프가 이 일을 방해한다면, 모든 걸 망칠 수도 있다.” 루핀이 말했다. “이건 까다로운 주문이야.”

 

“그는 저만큼이나 진실을 원해요.” 해리가 말했다. “맹세해요. 저는 스네이프를 믿어요.” 

 

왜?” 질문은 블랙 혼자 했지만, 방 안 모두의 얼굴에 같은 질문이 반복되었다. 블랙이 스네이프를 저주하고 싶어 손이 근질거린다는 것은 명확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제 보호자니까요.” 해리가 고백했다.

 

“그럴 줄 알았지.”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네 뭐라고?” 론이 되물었다.

 

세베루스 스네이프가?” 블랙이 물었다.

 

“아.” 루핀이 생각에 잠겨 감탄했다.

 

“넌 알았다고?” 론이 헤르미온느를 돌아보았다. “그럴 리가.”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이번 학기에 거의 싸우지도 않았고 그러더라도–음, 해리는 괜찮은 배우는 아니더라. 미리 정해놓은 대사도 있었던 것 같아. 네가 지난 몇 달간 날 무시하지만 않았다면 아마 내가 일러줬을걸. 여름 방학 끝나고 해리는 며칠에 한 번씩 지하감옥에 내려갔다고.”

 

“미친.” 론이 숨을 들이켰다.

 

“말하지 못해 미안해.” 해리가 말했다.

 

스네이프와 해리가 호그와트로 돌아가기 전, 둘은 스피너즈 엔드의 부엌 식탁에 앉아 계획을 논의했다. 

 

스네이프와 여름을 보내기 시작한 이후 이렇게 앉아 함께 일을 보는 것은 이상했다. 처음에는 굉장히 많이 긴장하고, 전혀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매 식사마다 전투를 예상하고 들어가서 최악에도 가벼운 짜증만을 마주하며 납득하지 못하다 결국 스네이프에게 소리지르며 자신을 그만 가지고 놀라고 따졌던 부엌이었다. 스네이프는 해리가 더즐리 가에서의 자세한 생활들을 일부 인정하기 전까지 은근슬쩍 찔러보았다. 조롱과 비웃음 대신, 스네이프는 주의 깊게 듣고 그들의 아래에서 해리를 영원히 빼내기 위해 행동했다. 

 

그 폭발점 이후에도, 해리는 스네이프 주변에서 계속 불안정했다. 진짜라기엔 일이 너무 쉬웠고 너무 좋았다.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를 믿을 뿐만 아니라 법적 보호자가 되겠다고 제안했다. 

 

해리의 경험상 사람들은 '너를 그냥 떠맡는다'고 하지 않는다. 더즐리 가는 그를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친척이었는데도.

 

그렇지만 스네이프는 해리가 도착한 뒤로 한결같이 일관성을 유지했다. 규칙적인 식사를 제공하고, 숙제를 첨삭해주고, 보호막 안에서 비행하게 내버려두고, 그리고 신중하게—이전 사고를 고려하여 매우 신중하게—온실에서 시간을 보내게 해주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오래 이어진 어색함에도 해리가 처음 상상했던 여름보다는 나았다. 

 

그는 심지어 혼자서, 위즐리 가와 함께 했을 여름보다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론과 위즐리 부인과 다른 사람들 모두 사랑했지만 버로우의 혼돈은 그리핀도르 기숙사 휴게실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더즐리 가와 비교하면 버로우와 그리핀도르 휴게실 모두 최고의 집이었다.

 

하지만 스네이프의 집에는… 평화가 있었다. 해리는 누구와도 그렇게 조용하게 지내본 적이 없었고, 마침내 이전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일해줘야 하거나, 인정을 얻어내야 하거나,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곳에는 다만 타닥타닥 타는 벽난로와, 논문을 읽는 스네이프와, 조용히 퀴디치의 역사를 다시 읽고 있는 해리가 있었다.

 

휴전 상태가 자리를 잡고 나자, 호그와트를 배경으로 현재 관계를 상상해보는 것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스네이프는 해리에게 후견관계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덤블도어는 덤블도어만의 이유로, 내 집에 머무는 네 존재를 이용하고 싶어할 만한 특정 사람들과 나의 관계가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 스네이프는 말했다. “그들은 내가 본인들 편이라고 믿고 있고, 너를 상대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유에 어떤 변명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거다. 그들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네 안전 전반에 남은 문제도 있다. 우리는 이제 너와 네 이모, 이모부를 추가적으로 보호해주던 혈연관계가 없는 셈이다—그들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는 내내 얘기했지. 내 집은 보호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공격당하는 위험은 별로 감수하고 싶지 않구나.”

 

“그럼 아무에게도 얘기하면 안 돼요?”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은가? 나는 네가 친구들과 자세하게 얘기하는 걸… 불편해할 것 같다고 여겼는데.”

 

반박하려던 해리가 론의 반응을 상상했다. 왜 스네이프가 더즐리보다 나은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론은 지난 여름에 캔수프와 창문철창에 대해 알았지만, 정작 해리에게 자세한 얘기를 물은 적은 전혀 없었다. 해리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헤르미온느—해리는 더즐리에 대해 알게된 헤르미온느의 오, 해리를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그 동정심은 몹시 견디기 힘들 것이다. 더 나쁘면, 무시해야 하거나. 헤르미온느가 무슨 말을 하면 해리는 믿어야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에서, 해리는 누구에게라도 얘기할걸 바라고 있었다. 밝혀진 비밀이 산처럼 쌓인 그날 밤에 해리의 것까지 너무 지나쳤다.

 

“내가 없었던 동안 도대체 무슨 놈의 일이 있었던 거야?” 블랙이 말했다.

 

“블랙 씨.” 해리의 말에 블랙의 눈이 커졌다. 해리의 말이 그에게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마치 블랙이 이 방 안의—아마 루핀을 제외한—누구보다 해리에게만 주파수를 맞춘 것 같은. “당신이 당신 입으로 결백하다고 했어요. 당신이 할 일은 증명하는 것뿐이에요. 다른 사람을 해치지 말고, 이리로 나오는 거예요.”

 

블랙이 스네이프의 지팡이를 꽉 그러쥐었다. 그는 해리와 루핀, 스네이프 그리고 마지막으로 론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알겠다.” 그가 으르렁거렸다. “그 쥐를 넘겨줘.”

 

 

_

 

 

굶주린 디멘터들이 뒤를 따르는 가운데 오러들이 페티그루를 호송해갈 때쯤 그들 모두는 쓰러질 것처럼 지쳐있었다. 루핀이 약을 먹는 걸 잊는 바람에, 늑대인간에게 물리는 것을 피하면서 페티그루를 잡으려고 시도하는 그 혼돈 속에 블랙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헤르미온느와 해리는 풀과 바위 너머로 내던져졌으며 스네이프는 페티그루와 해리 사이에 끼어들어 아직도 손을 떨게 만드는 어떤 고약한 저주를 정면으로 대신 맞았다.

 

“병동 침대 다섯 개, 아침에 루핀 교수 몫으로 여섯.” 폼프리 부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네 학년 말 위험행동(stunt)이 작년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낳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만, 포터 군, 내가 틀렸구나.”

 

“이 중 어떤 것도 포터의 잘못이 아닌데다 저는 침대가 필요 없습니다.” 세베루스가 냉랭한 부드러움으로 말했다. 

 

폼프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당신이 크루시아투스 저주에 맞았다고 확인해준 목격자가 셋이나 있답니다.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신경 손상을 남기리라는 것은 나만큼이나 당신도 잘 알죠. 당신은 내가 더 위급한 부상을 봐주고 올 때까지 여기에 앉아있다가 당신을 확인하게 해주는 거예요.”

 

그녀는 론에게 진통제를 주고 블랙을 깨웠다. 부르르 떨며 의식을 찾은 그의 시선이 곧장 해리에게로 향했다. “잡았어요.” 해리가 말했다. “끝났어요. 그가 오러들에게 자백했고, 심문이 끝나면 키스를 받게 할 거예요.”

 

“넌…?”

 

“전 괜찮아요.” 해리가 말했다.

 

“최악의 부상은 네가 부러뜨린 아이의 다리지.” 스네이프가 론에게로 고갯짓했다.

 

블랙이 스네이프를 노려보았다. “그건 사고였어. 나는 페티그루를 노린 거였다고.” 그리고, 그는 론을 바라보았다. “미안, 친구.”

 

“괜찮아요, 괜찮아요.” 론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그게 진통제와 다리 때문인지, 아니면 어린시절의 애완동물이 대량살인자로 변하는 것을 목격한 것 때문인지 해리는 알 수 없었다. 일이 끝난 후부터 론은 해리를 별로 쳐다보지 않았다. 

 

해리는 침대에 기대 누워, 폼프리 부인이 모두의 부상을 치료하느라 바삐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긁힌 상처들은 괜찮았다–피도 거의 안 나고–그래서 그녀는 블랙과 론을 끝낸 뒤 둘을 건너뛰고 스네이프에게로 향했다. 론은 진통제의 효과 아래 잠에 빠져들었지만 블랙은 그 어느 때보다 기력이 넘쳐보였다.

 

자신의 침대에서 빠져나온 블랙이 해리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블랙 씨.” 폼프리 부인은 방 건너편에서 스네이프에게 진단 주문을 읊고 있는 와중에조차도 그를 불렀다. “그 머리를 또 다치게 하면…”

 

그는 손을 내저어 물리치고는 해리의 침대 끝에 앉았다. “괜찮아?” 그가 물었다. “멀린, 너 정말 제임스와 똑같이 생겼다. 걔랑 나도 이곳에서 끝을 맺기 일쑤였는데.”

 

“그랬어요?” 해리가 물었다.

 

블랙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얻은 상처 양을 생각하면, 거의 여기 살았지—우리가 스스로 치료하는 법을 대충 배우기 전까지 말이야.” 그가 말했다. “꼭 리무스랑만 온 건 아니고. 우리는 늘 무언가를 꾸미고 있었거든. 무니가 분명 모든 걸 다 말해줬겠지.”

 

“별로요.” 해리가 말했다.

 

“그래, 뭐.” 블랙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우리 중 둘이 죽고 하나가 그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 기억들은 더이상 재밌지 않았겠지. 나는 산 채로 아즈카반에 들어갔으니, 아마 모두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었을 거야.” 그는 아까의 웃음은 스쳐간 적도 없었던 것처럼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한 표정을 지었다.

 

“블랙.” 해리가 머뭇거리며 불렀다.

 

“제발 시리우스라고 해.” 그가 가로막았다. “나는 블랙인 걸 좋아했던 적이 한 번도 없어. 그리고 네가 날 성으로 부르는 걸 들으면 너희 부모님이 죽으려 들걸.”

 

“시리우스.” 해리가 다시 불렀다. “우리 아빠 얘기를 가끔씩 해줄 수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자세히 얘기해주는 걸 엄청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저는 모든 걸 알고 싶어요.” 그가 머리를 흔들었다. “제말은, 바쁘시겠죠. 되찾을 삶이 있으시니까.”

 

“내 삶을 되찾고 싶었던 이유는 오직 널 안전하게 해주기 위해서야.” 시리우스가 날카롭게 말했다. “모든 걸 말해줄게. 그리고… 글쎄, 너희 부모님이 날 대부로 지정한 건 너도 알아야겠지.”

 

“알아요.” 해리가 혼란스럽다는 듯 대답했다.

 

“나는, 뭐… 네가 스니벨루스를 내버리고 싶다면, 나와 함께 살러 와도 돼. 네가 원한다면.”

 

“함께 살아요?” 해리가 되물었다.

 

“너희 부모님은 본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내가 널 돌봐주길 바랐으니까. 내가 늦은 건 알지만… 뭐라고?”

 

 

_

 

 

어젯밤 일 이후로 해리와 함께 처소에 앉아있는 것은 이상했다. 연초에, 그는 해리에게 개인 처소의 거실로 향하는 암호를 알려주었다. 그의 침실과도, 슬리데린 기숙사 휴게실과 연결된 스위트룸과도 분리되어있는 거실은 해리가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만남의 공간이 되었다. 해리의 숙제를 봐주고, 하루를 이야기하고, 주방에서 차와 간식을 주문하면서 둘은 후견관계에서 어느 쪽도 썩 예상하지 못한 동지애에 결국 빠져들게 되었다.

 

공간은 세베루스의 사무실보다 훨씬 아늑했다. 당연한 것이, 사무실은 겁을 주기 위해서, 공간은 편안함을 위해서 설계되었으니까. 가구들은 성에서 제공하고 집요정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만큼 스피너즈 엔드에 있는 것들보다 훨씬 고급졌다. 슬리데린 기숙사의 고전적 취향대로, 대부분 회색 석조와 어두운 갈색 가죽, 진한 초록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세베루스는 머글들도 호그와트 졸업생들처럼 여생 내내 학교 색과 함께 사는지 궁금했다.

 

세베루스는 한때 덤블도어와 일하는 것이 포터 부부의 죽음에 일조한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틀렸다. 그가 릴리와 그녀의 남편에게 한 짓은 절대로 치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들의 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도록 보장하며 싸우는 것이 첫걸음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는 의무 이상의 것과 자신의 기형적인 정의감이 어떻게 그를 이끌었는지 또한 알게 되었다.

 

지난 일 년간, 그는 처음으로 함께 보낸 여름동안 엿보기 시작했던 아이의 영민함과 선함을 발견했다. 해리는 무서울 정도로 신의 있었고 왜인지, 세베루스가 상상할 수 있었던 것 이상으로 매우 빠르게 그 신의를 세베루스에게 쥐어주었다.

 

이제, 그들은 침묵 속에 앉아 있었다. 해리는 제 차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세베루스는 무표정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둘이 알고 있었던 과거—그리고 미래—가 뒤집어진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시리우스 블랙은, 무고하다. 피터 페티그루는, 살아있다. 매우 가까이에. 코 밑에 바로 숨어서. 만약 세베루스가 해리의 친구들에게 좀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아챘을까? 해리를 가까이 끌어들이려는 루핀의 시도에 너무나 집중한 나머지 그는 유일한 습격자(Marauder)가 실제 위협을 가할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만약 페티그루가 자고 있는 해리를 죽이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지다,라는 어리석은 마음을 먹기라도 했다면…

 

세베루스는 그 생각이 커지기 전에 머릿속에서 싹둑 잘라냈다. 이 일은 나중에 곱씹을 것이다. 해리는 살아서 눈앞에 있고, 더 까다로운 대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밤 병동에서 해리에게로 건너간 블랙이 했던 얘기를 귀기울여 들었다. 블랙은 해리의 후견인을 맡겠다고 제안했고—해리는 결정하기 전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얘기했다.

 

“학기가 끝나기 전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이번 여름에 네가 어디로 갈지 얘기해야 할 것 같다만.”

 

“네.” 해리가 조용히 대답했다.

 

“블랙은 네 대부다.” 세베루스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는 법적으로 후견인 자격을 얻어낼 권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소송을 걸길 바라지 않아. 이건 네 결정이다. 누가…누가 네 후견인이 되길 바라나?”

 

“모르겠어요.” 해리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 세베루스가 뻣뻣하게 답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뭘 믿어야 할지도요.” 해리의 눈이 번득였으나 그건 누군가를 조심스럽게 실망시킬 때의 죄책감이 아니었다. 그건 분노였다. “제게 거짓말 했잖아요. 시리우스가 제 부모님 친구였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우리는 이미 이 일에 대해 논쟁했다.” 지적하는 세베루스의 목소리가 조금 애원하듯 변했다. 해리가 진실을 발견해냈을 때, 아이는 정확히 세베루스와 다른 모두가 두려워했던 대로 행동했다—자신의 부모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믿은 자에게 복수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세베루스가 그런 감정을 인정했더라도, 그는 해리가 그런 종류의 생각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나가도록 놔두지 않았다.

 

“루핀에 대해서도 얘기한 적이 없죠.” 해리가 말했다.

 

“그건 내가 말할 만한 비밀이 아니지.”

 

“우리 아빠가 교수님 목숨을 살렸다는 사실은요?”

 

“그와 블랙이 날 위험에 집어넣고 난 직후 말이냐? 솔직히 말해서 해리, 널 위해서였다. 그 이야기에서 네 아버지가 좋게 등장할 리가 없을 테니까."

 

“모두가 날 보호하려고 한다는데, 아무도 그런 적이 없어요.” 해리가 따졌다. “당신을 믿으라고 말했잖아요. 제 말을 들어줄 거라고, 제게 이야기 해줄 거라고, 덤블도어가 맨날 하는 것처럼 어둠에 남겨두고 가지 않을 거라고. 당신이 내게 계속 거짓말을 했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을 믿어요?”

 

“나는 네 부탁으로 해그리드의 히포그리프를 도왔다.” 세베루스가 꼬집었다. “그날 밤 블랙도 루핀도 죽이지 않았어.”

 

“아니죠. 절 미행했을 뿐.”

 

“난 네 안전을 지키려고 했던 거다.”

 

“몇 년동안 볼드모트의 수하 하나가 옆 침대에서 자고 있었어요.” 해리가 말했다.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더이상 어떻게 믿어요? 내가 누군가를 어떻게 믿어요?”

 

아무도 아이를 탓할 수 없다. 세베루스가 열세 살 때, 그라면 새로운 어른이 인생을 고쳐주겠다면서 휩쓸도록 놔뒀을까? 어른들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그가 겪어온 것을 이해할 수 없고, 시도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세베루스가 후견인이 되는 것을 해리가 동의한 것이 기적이었으나, 그의 대안이 더즐리 가였으므로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끔찍한 상황에 놓인 아이의 탈출구가 되는 것과 세베루스를 믿어달라 부탁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세베루스의 더 젊은 시절의 삶은 적절한 사람들을 속여 자신을 믿게 하는 것 중심으로 돌아갔다. 처음에는 어둠의 군주를. 그 다음에는 덤블도어를. 그리고 더 큰 비밀을 숨긴 채 다시 어둠의 군주를.

 

어둠의 군주의 몰락 이후 세베루스는 한동안 자신의 가면을 밀어둘 수 있었다. 죽음을 먹는 자들은 그가 내성적이고 고립되어 있을 뿐, 여전히 충성스럽다고 믿었다. 그는 루시우스와의 저녁에 초대받지 않았고, 룩우드의 음모에 끼어들지도 못했다. 그들은 전에도 세베루스를 그리 좋아한 적 없었고 지금도 그의 존재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덤블도어는 그가 어둠의 군주를 궁지에 몰아두는 것에 힘을 다하고 있다고 믿었다. 학생들과 교수 동료들은 그가 수업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만 있으면 되었다. 

 

세베루스는 해리를 속여 자신을 믿게 하고는 싶지 않았다. 이번만은, 믿음을 얻어내고 싶었다. 삶의 매일매일을 이용당하고 조종당하는 아이였고, 세베루스는 자신의 집에서조차 가면을 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세베루스가 한숨 지었다. “미안하다. 다시 해도 될까?” 

 

해리는 그 익숙한 눈동자에 익숙하지 않은 경계심을 가득 담아 그를 바라보았다. 릴리는, 애정을 쏟는 부모와 헌신적인 친구들을 가지고 있던 그 아이는 홀로 남겨질 걱정같은 건 한 적 없었다. “시리우스가 날 원한다면 싸우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그냥 날 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계속 데리고 있겠다고 제안하지는 마세요. 지난 여름에는 내게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거니까요.”

 

“아, 너는 내가 나가라고 할 것이라 믿는구나.” 세베루스가 말했다.

 

“교수님은 일 년 동안 제 보호자였잖아요. 제 주변에 있는 게 어떤 건지 보셨겠죠.” 해리가 말했다. “그리고 교수님은, 어, 음, 내가 소리도 많이 지르고.”

 

“네 주변에 있다는 게 어떤 거지? 너는 디멘터들에게 최소 세 번은 공격 당했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너는 탈주한 수감자에게 쫓기다가, 진정한 살인자는 네 기숙사에서 자고 있었다는 사실만 알아내었지. 너는 네 부모님이 자신들의 가장 아끼는 친구들 중 한 명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사실에 속상해했다. 내가 다 정리했나?”

 

“그리고 어, 벅빅도요.” 해리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 그래, 너는 고결한 생물의 부당한 말살을 막기 위해 내게 개입해달라고 요청했지.” 세베루스가 말했다.

 

인상을 찌푸린 해리는 드디어 세베루스가 자신에게 동조하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일들이 무서워 떨어져 나가요.” 아이가 지적했다. 

 

“나는 용감한 청년이 최악의 확률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 훨씬 나쁜 일도 겪어봤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나는 후회되는 일을 많이 했어. 어떤 방식으로든 널 지원하는 것은 결코 그런 일 중 하나가 되지 않을 거다. 이건 내 인생 중 단 한 가지 잘한 일이 될 거야.”

 

“그러면 왜…”

 

“나는 널 억류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네가 블랙을 고르는 건, 네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이다. 우리는 네 보호자가 되는 사람은 왜 운이 좋은지 설명하는데 필요한 시간보다 더욱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 자리에 내가 부적합하다는 아주 명백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지.”

 

“당신은 최고였어요. 우리가 학교에 있는 동안에도 날 여기 들여보내줬잖아요.” 아이는 주위의 방을 향해 손을 휘적이며 곧장 말했다. “벅빅도 도와주고, 어젯밤에 시리우스의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았는데 들어줬고, 또…” 아이는 반은 민망함과 반은 방어적인 태도로 나뉘어 더듬거렸다. 마침내, 아이가 말했다. “당신은 신경 써줬어요.”

 

“인정하기는 몹시 싫다만, 블랙 역시 널 신경 써줄 거다. 나는 그가 위험할 정도로 미성숙하다고 보지만 우리가 지난 밤 확인했듯 네 아버지를 향한 충성심만은 비할 데가 없으니 말이다. 아즈카반을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그는 널 위해서 그리 했어. 그건 오직 시작에 불과할 거라고 확신한다.” 세베루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 둘 다 후견인이 되겠냐고 묻지 마라. 네 과제는 누굴 원하는지 결정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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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할 생각이 있나요?” 맥고나걸이 물으며 세베루스 건너편 자리에 앉았다.

 

그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둘은 대연회장에서 떨어진 곳에 잘 숨겨진 교사 휴게실에 있었다. 긴 탁자에는 집요정들이 마르지 않는 샘처럼 간식들을 채워놓았고, 면담과 개인 업무를 위한 여러 개의 탁자와 안락의자들이 군데군데 놓여있었다.

 

그는 예언자 일보를 정독하는 중이었다. 사흘이나 지났음에도 1면은 피터 페티그루를 폭로하고 있었다. 마법세계가 그의 죽음을 추모했던 만큼, 자신들을 기만한 그를 증오하기 위해 혈안이었다.

 

“질문을 명확히 해주시겠습니까?” 그가 신문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내가 그래야 하나요?” 그녀가 생강 비스킷을 와드득 씹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시리우스 블랙이 리무스의 처소에서 지낸다는 걸 알잖아요. 내가 그와 대화했다는 것도요. 당신의 최근 활동에 대해 할 말이 상당히 많던데.”

 

“그는 언제나 입을 다물 때를 몰랐죠.”

 

미네르바는 잠시 조용했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멀린.” 그녀가 말했다. “간단하게 말을 바꿔봅시다: 당신이 해리 포터를 입양했어요?”

 

“진심입니까, 미네르바? 아무나 엿들을 수 있는 이런 곳에서, 일하는 중인 제게 다가와, 그런 질문을 한다고요? 굉장히 사적인 질문으로 들리는데요.”

 

그녀가 못마땅한 시선을 보냈다. “내가 우리 둘뿐인 순간을 기다렸다는 걸 당신도 완벽히 잘 알잖아요. 여기서 당신을 찾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니 낭비할 수는 없죠. 여름이 오면 당신은 갑자기 동료가 보낸 부엉이나 플루 요청에 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어버릴 게 분명하거든요. 내가 대답을 원한다면—물론 원하고요—지금이 기회죠.”

 

“당신은 제 여가 습관을 추적할 만큼 절 잘 아시지만, 저는 당신이 제게 오기 전에 이미 포터의 기록을 찾아봤을 거라고 확신할 만큼 당신을 잘 압니다만.”

 

“마법부에는 아이의 후견인 변경 기록을 찾을 수 없었어요.” 맥고나걸이 말했다.

 

“그런데…?”

 

“그런데, 호그와트 기록에는 당신을 아이의 후견인이자 비상연락처로 바꾸어 보여주더군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니 당신이나 포터, 알버스 모두가 나에게—그리고 시리우스에게까지—공들인 장난을 치는 것이든가 아니면 당신이 정말로 아이의 후견인직을 받아들인 거겠죠.”

 

“장난일 거라는 생각이 당신 머릿속에 스쳐지나가기라도 했다는 것이 감탄스럽네요.” 세베루스가 말했다. “그리핀도르 수장을 정말 너무 오래 하셨어요.”

 

“내 젊음을 유지해주죠.” 그녀가 무심하게 답하며 비스킷으로 그릇을 탁탁 건드렸다. “그러니까 사실이군요. 멀린의 이름으로 도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기밀 유지에 놀란 건 아니에요—그 이유를 짐작할 만큼은 당신과 포터를 잘 아니까—하지만 사실 그 자체가 이유를 불문하고 몹시 당황스럽네요.”

 

“해리가 새로운 후견인을 구한다고 써붙여놨길래 제가 자원했습니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진심일 리가.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둘 다 그 어떤 아이와 책임감 있어야 할 어른보다 서로를 질색했는데.”

 

정곡. 세베루스는 지난 몇 년간 자신의 관리 하에 있는 한 아이에게 똑같이 철없는 애처럼 굴며 공격적으로 원한을 유지했다. 해리와 이야기하면서, 그들은 해리가 힘들었던 시간 동안 미네르바와 알버스에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구하지 않았던 여러 판단들에 대해 논의했지만, 해리가 세베루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은 누구의 머릿속에도 스치지 못했을 것이었다. 지난 여름 전까지, 세베루스는 해리가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저희가… 관점을 좀 조정했습니다.” 세베루스가 신중하게 답했다. 

 

“과거가 당신의 판단을 흐리게 놔두고 있다고 내가 말했잖아요. 착한 애예요—똑똑하고, 용감하고, 학업에 좀 더 열정을 쏟아야겠지만. 늘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아이죠. 시리우스가 결백하다는 걸 알기 전에, 그의 탈주와 관련해서 결정한 일인요? 그게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는데, 그 뒤에 당신이 즉시 후견인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시리우스가 시끄럽게 불평하는 걸 들었죠.”

 

“누가 현재 마법부 장관인지도 모르고 아이를 입양할 수 있을 거라는 추측만으로 감옥에서 탈출부터 하다니 굉장히 블랙답군요.”

 

“그럼 어떻게 된 건데요? 왜 포터가 새 후견인을 구한다고 나선 거예요?”

 

“이제 그건 정말로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그 애 이모와 이모부가 제발로 걷어찼기를 정말 바랐는데.” 미네르바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세베루스가 그녀를 향해 눈을 가늘게 떴다. “알고 계셨군요?”

 

“멀리서만요. 그 해 11월 1일에 해리를 문 앞에 데려다 두기 전까지 그들이 위험해지지 않도록 집을 감시할 책임을 내가 맡았어요. 고약한 한 쌍같으니.”

 

세베루스가 입을 다물고 있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녀에게 분노를 퍼붓고 싶었다—감히 아이의 보호를 주장하면서, 자신의 눈으로 혐오했던 사람들과 아이가 얼마나 잘 지내는지 확인할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했다는 것인가? 덤블도어의 결정을 너무나 신뢰한 나머지 마음에서 접은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다시 생각하지 않은 것인가? 눈에서 안 보이니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하지만 그녀를 비난한다면 해리가 지켜달라고 부탁한 첫 번째 비밀을 터뜨리는 셈이 될 것이다. 해리는 더즐리 가가 한 짓을 그녀가 알기 원하지 않았고, 세베루스는 아이와 조심스럽게 쌓아올린 관계를 본인 직감을 따르기엔 너무 바보 같았던 여인을 공격하기 위해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다.

 

“흥미롭군요.” 그가 마침내 말했다.

 

“그래서?” 그녀가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당신이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해리의 사생활은 당신이 알 바가 아니고, 내 알 바도 아니죠. 덤블도어가 이 상황을 승인했으니 당신도 인정하시길 바랍니다.”

 

“나는 그 애 기숙사 사감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저는 당신 동료지만 이 상황에서는, 아이의 법적 보호자입니다. 이 이상 다른 학생들에게 얻어낼 수 있는 것보다 더 깊게 접근 가능할 거라는 기대는 접어두시지요.” 세베루스가 말했다.

 

그녀가 분통을 터뜨렸다. “세베루스, 진심일 리가. 당신은 내가 그 아이 안녕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라 무슨 가십 몰이꾼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잖아요!”

 

“당신의 모든 그리핀도르들의 부모 사정에도 이 정도로 투자하십니까? 아니면 이게 살아남은 소년이라서입니까?”

 

“내가 그 아이를 늘 신경 써왔다는 걸 알려줘야겠네요.” 

 

“그 애도 압니까?” 그녀가 머뭇대자, 그는 약간 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미네르바, 아이의 삶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대중의 관심 아래 있습니까? 특히 페티그루의 기사와 함께요. 세상 모든 신문이 아이 부모님의 비극적인 죽음을 되짚고 있습니다. 어쩌면 마침내, 그 애는 사적인 것 하나를 가질 수도 있겠죠.”

 

“잘 알겠어요.” 그녀가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콧김이 뿜어져나오는 게 보이는 듯한 모습에서 그녀는 여전히 화가 나있었다. “당신에게서 많은 걸 기대하는 게 아니었는데. 포터와 함께 더 인간이 되길 바라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알아서 할 일이죠.” 세베루스가 말했다.

 

그녀는 비스킷 접시를 두고 교사 휴게실을 성큼성큼 나섰다. 세베루스는 한숨을 내쉬며 신문을 다시 집어들었다. 예상보다는 안 좋게 흘러갔지만, 요점은 전달했다. 미네르바는 분명 이 정도로 해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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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오늘은 이 정도에서 마칩시다.” 맥고나걸이 알렸다. “토마스, 부디 그만두거라. 그 불쌍한 앵무새는 네 지팡이에 눈을 찔리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많은 일을 겪었구나.”

 

오늘의 변신술을 완성해보려고 몸을 굽히고 있던 딘의 눈이 커지더니 물러났다.

 

“다음 수업시간까지 숙제로 내준 부분을 읽어오세요. 금요일이 학기 마지막 날이니 그때까지는 그레인저 양 말고도 새를 화병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길 바랍니다. 해산.” 맥고나걸이 말했다. “포터 군–잠시 남아라. 기말고사 성적 얘기를 잠깐 해야겠구나.”

 

론이 해리에게 위로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이내 헤르미온느를 챙겨 반 아이들과 함께 나갔다.

 

“점심식사에게서 너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지는 않으마.” 맥고나걸이 알리며 해리에게 교실 맨 앞에 있는 그녀의 책상으로 가까이 오라 손짓했다.

 

성난 딘의 앵무새가 쪼아대는 것을 가까스로 피한 해리가 통로를 따라 걸어갔다. 그는 무슨 대화일지 두려워하며 그녀의 책상 주변에서 머뭇댔다. 맥고나걸이 곁으로 불러오면 좋은 일인 적이 거의 없었다. “네, 교수님?”

 

그녀는 안경을 고쳐 쓰고 해리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어떻게 지내니, 포터?”

 

“어,” 그가 대답했다. “괜찮아요?”

 

“내가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고려할 때,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이는구나. 페티그루가 내 기숙사에 숨어있었어. 네 대부는 반죽음에서 돌아왔지. 그리고 네가 새로운 후견인이 생겼다는 것도 방금 알게 되었단다.”

 

“그걸, 어, 들으셨어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한 해를 보낸 후, 해리는 그게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것도 알았어야 했다. 

 

“세베루스는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다.” 그녀가 말했다. “그는 내가 만난 어떤 사람보다도 비밀을 잘 지킬 수 있지. 일반적으로 그건 유용한 특성이지만 그는… 글쎄, 솔직히 말해서 포터 군, 때때로 그는 그러한 슬리데린이 되거든.”

 

해리는 안도로 잠시동안 아득해졌다. 해리의 비밀을 말하지 않았다. 해리의 고백을 듣자마자 처음으로 보인 반응이 덤블도어를 소환하는 것이었던 걸 생각하면, 맥고나걸에게 말하지 않겠다던 스네이프와의 합의가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썩 신뢰하지 못했던 것이다. 스네이프는 자신이 제일 잘 안다고 추정하는 경향이 있었고 해리는 호그와트 교직원 모두에게 퍼질 것을 두려워했다. 

 

그는 선생님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짐작이 가지 않았고, 그게 가장 나쁜 부분이었다. 그는 더즐리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랐다.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았다. 스네이프는 당할 만했던 일은 어떤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맥고나걸이 뭐라고 얘기할지는 알 수 없었다. 그를 안타깝게 여길까? 그에게 실망할까? 과민반응한다고 비난할까?

 

또 루핀 교수님은? 시리우스 블랙은?

 

“너의 표정에서 너도 내게 얘기해줄 생각이 없다는 건 알겠구나.” 맥고나걸이 한숨과 함께 말했다. “이 질문에는 대답해주거라, 포터 군. 세베루스를 후견인으로 가진 지금이 마음에 드니?”

 

“들어요.” 해리가 조심스럽게 답했다.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세베루스나 네가 자세히 알려줄 필요는 없다. 네가 어느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세베루스를 후견인으로 갖고 싶다고 생각했을 리는 없을 테니까. 애초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으니 네가 그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겠지.” 그녀가 손을 들어 막았다. “내가 답을 원하는 질문은 그게 아니란다. 세베루스는 네 비밀을 지키는 데 상당히 단호했고 너를 보아하니… 그가 무슨 뜻이었는지 알겠구나. 내가 할 말은 이것뿐이다.”

 

해리가 불안하게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문제가 시작된 게 작년이었든 이번 여름이었든 이번주였든, 문제가 있었다면 왜 내게 오지 않았니? 네 기숙사가 여기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포터 군. 네 반장들, 학생회장들, 나 말이다. 우리는 단순히 네가 어길 규칙들을 적용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야.”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너를 돕기 위해 있는 거란다. 우리 중 하나에게 도움을—그 어느 때든—요청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니?”

 

“그게 아니라… 학교 일이 아니었어요, 제가 스네이프에게 간 이유는요.” 해리가 말했다.

 

“너는 호그와트에 사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훨씬 많다.” 맥고나걸이 말했다. “우리는 네 성적 그 이상의 것을 도울 거야.”

 

해리는 불편했다. 점심시간은 똑딱똑딱 지나가고 있었고 친구들은 왜 맥고나걸이 자신을 남겼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맥고나걸의 눈은 날카로웠지만 표정에서는 그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뜻을 전달하려는 것 같았다. 뭘 원하시지? “전 아무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가 마침내 말했다. 

 

“그렇구나.”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거 아니, 포터 군, 블랙 군이 널 두려워 하고 있다는 걸?”

 

“뭐라고요?”

 

“알겠지만, 나는 그의 기숙사 담임이기도 했으니까.” 맥고나걸이 말했다. “그는 너에게 루핀 교수의 처소에서 개인적으로 식사를 하자고 청할 알맞은 때를 기다리고 있는데, 스네이프 교수가 널 적대적으로 만들었을까봐 염려하고 있단다. 자신의 제안을 네가 즉시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믿고 있거든. 네가 답을 주지 않고 기다리게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네이프 교수가 널 설득해 본인을 괴물로 믿게 만든 것이라고 확신할 거다.”

 

“둘은 언제나 그렇게 서로를 증오했나요?” 해리가 물었다.

 

“너와 말포이 군처럼 말이지.” 맥고나걸이 인정했다. “이 이상 참견하지는 않겠다. 너의 결정이니까. 그저 네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너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만 알아두렴. 필요한 일이 있다면, 포터 군, 내 방문은 늘 열려있단다. 학교 일이든 후견인 일이든 말이다. 아니면 그 어떤 것이든.”

 

“감사합니다.”

 

맥고나걸은 한참동안 가만히 기다리다가, 손짓했다. “그럼 가보렴. 점심이 기다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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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는 하루가 남았고, 해리는 여전히 아무에게도 자신의 결정을 알리지 않았다.

 

스네이프의 방에서 여러 저녁시간을 더 보냈지만, 스네이프는 대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처럼 행동한다고 해도, 대답을 기다리고는 있었다. 모두가 그랬다. 해리는 이제까지 이런 난제를 마주해본 적이 없었다. 

 

자신을 원하는 그런 일.

 

루핀 교수님의 처소로 향하는 문이 열릴 때, 해리는 자신이 디멘터와 퀴렐과 볼드모트와 바실리스크로부터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것도 할 수 있어.

 

“해리.” 시리우스가 맞아주었다. 스네이프와 달리 그는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안도, 기쁨, 불안—모두 얼굴에 쓰여 있었다. “들어오렴, 부디.”

 

루핀 교수의 처소는 스네이프의 처소와 비슷하면서 좀 더 평범했다. 아직 구색을 갖출 만큼 오랜 시간 지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해리는 여러 탁자에 쌓여있는 방어술 책 몇 권을 알아보았다.

 

기대로 거의 깡총깡총 뛰다시피 하면서 시리우스는 해리를 서재로 이끌었다. 벽난로와 책장들이 있는 방의 중앙이 식당으로 변해있었다. “내가 협탁이랑 안락의자를 변신시켰어.” 시리우스가 말했다. “리무스가 돌아오기 전에 다시 제대로 돌려놔야지.”

 

해리는 자리에 앉았다—흔한 다른 의자보다 훨씬 안락했고 식탁의 나뭇결은 이상할 정도로 거대했다.

 

“리무스가 자기 처소인데도 우리에게 자리를 비켜주고 나갔어. 알겠지만 나는 학기가 끝날 때까지만 여기 머무는 거야. 나도 집이 있단다. 가문의 집인데 덤블도어가 이사해도 안전할지 확인해주고 있지.”

 

“안전이요?” 해리가 대화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며 말을 반복했다. 시리우스는 횡설수설했다. 

 

“이야기가 길어. 그것 말고도 풀어야 할 법적 문제도 있거든. 피터가 체포되었으니 마법부의 실수가 굉장히 공공연하게 드러난 건데, 공식적인 사과가 내 오명을 씻어주는 법적 절차를 더 빠르게 해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거야. 덤블도어가 압력을 가하고는 있지만 본인들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더구나. 오, 저녁!”

 

아무래도 그들을 안타깝게 여긴 것 같은 집요정들이 첫번째 코스를 보내주었다.

 

“덤블도어는 내가 이곳에 머물고 있는 만큼 이번주에 대연회장 교수석을 제안했는데, 그건 기묘해보일 것 같더라. 모든 사람들이 다 쳐다볼거잖니. 게다가 무니를 선생님으로 생각하는 것도 낯설고. 내가 걔만큼 늙었다는 걸 굳이 기억해낼 필요는 없잖아. 먹자. 네 아빠만큼의 식욕이 있다면 분명 배고프겠지. 아니면 솔직히 네 엄마만큼이어도.”

 

잠시동안 둘은 식탁 너머로 서로를 응시했다. 준비했던 말들이 결국 시리우스를 실망시킨 모양이었다. 

 

이 사람은 해리 부모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다른 생에서, 아즈카반 전의 생에서, 그는 그들과 함께 밥을 먹고는 했다. 

 

이제 그는 자신도, 그들도 전혀 모르는 그들의 아들과 서투르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부모님 얘기를 해줄 수 있어요?” 해리가 물었다. 

 

먹고 얘기하면서, 어색함은 마침내 서서히 사라졌다. 해리는 시리우스가 말해주는 단어 하나하나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루핀은 해리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모두 신중하게 골라냈던 것이었다. 루핀에게, 그 마지막에는 오직 비극만이 있었으므로: 세 명의 죽음과 한 명의 배신자. 하지만 시리우스에게는 분명 즐거움의 원천이었다. 그는 페티그루를 단 한 번 언급했다가 움찔한 뒤 털어냈지만, 무니와 프롱스에 대한 기억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것 같았다. 해리의 부모님 얘기를 하는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감히 손댈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인 것처럼, 그들이 영웅인 것처럼 말했다—시리우스는 해리가 부모님을 거울에서 잠깐 보고 난 이후 처음으로, 그들을 실존인물처럼 만들어주었다.  

 

마음이 편해지고 나자, 해리는 시리우스가 웃기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멋졌다. 해리는 빌과 얘기하던 걸 떠올렸는데, 다만 시리우스는 해리가 그의 얘기를 관심 있게 듣는만큼 해리 이야기도 관심있게 들어주는 것 같았다.

 

“나는 날아다니는 오토바이가 있었어, 알지. 널 태워주게 그걸 찾아봐야겠다. 해그리드가 용 때문에 그걸 팔지 말았어야 될 텐데.”

 

“아니에요. 용은 카드 게임에서 이겨서 얻었대요.” 해리가 말했다. 

 

시리우스의 눈빛이 밝아졌다. “그거야말로 얘깃거리인데.”

 

둘은 디저트 접시를 깨끗하게 핥아먹고 난 뒤에도—시리우스의 경우였지만—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 버릇 어디 안 가지.” 그가 윙크하며 말했다. 해리는 오랫동안 해그리드를 제외하고 선생님이 아닌 어른과 얘기해본 적이 전혀 없었다. 시리우스는 해리가 얘기하고 싶은 상대인 것처럼, 궁금하고 알고 싶은 상대인 것처럼 대해주었다.

 

“있잖니.” 시리우스가 의자에 기대며 말했다. 그는 어두운 색의 와인 한 잔을 불러내어 느긋하게 홀짝였다. “학기 끝나기 전에 네가 날 보러 와줄 줄 몰랐다. 네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여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 내가 틀려서 다행이다.”

 

“생각이 필요했어요.” 해리가 말했다. “대답하기 전에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시리우스가 찡그렸다. “넌 귀찮지 않아, 해리.” 그가 말했다. 

 

정말 시리우스는 해리만큼이나 이 대화에 긴장하고 있을 수 있을까? “맥고나걸은 당신이, 어, 날 두려워 하고 있다던데요.”

 

시리우스가 뒷목을 벅벅 문질렀다. “그렇게 말하셨겠지, 그렇지? 위엄 있는 모습에 속지 마라, 해리. 그녀는 가십을 찾아다니면서 남일에 신경쓰는 걸 멈추질 못한다고. 날 아직도 애로 생각하신다니까. 사실 날 마지막으로 보셨을 때는 아직 그랬었지만.”

 

맥고나걸은 시리우스, 루핀, 스네이프보다 얼마나 나이가 많을까? 해리에게 선생님들은 선생님이었지만, 맥고나걸은 자신이 그들 시절에도 기숙사 담임이었다고 말했다.

 

해리는 갑자기, 자신의 부모님이 살해당했을 때 고작 스물 한 살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어른들의 세상에서 그건 충분한 나이였겠지만, 맥고나걸에겐 분명 여전히 어린 나이였을 것이다.

 

“왜요? 제 말은, 두려워 한다는 거요.”

 

“내 가장 친한 친구의 아들에게 나는 귀찮게 할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할 시간이 일주일 밖에 없었다는 사실 말고?” 시리우스가 묻고는 한숨을 지었다. “나는 네가 이모와 이모부랑 사는 줄 알았어. 릴리가 해준 이야기의 페투니아를 기억해봤을 때, 날 선택해달라고 널 설득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살고 있었잖니.”

 

“오.”

 

“이게 그런 게—봐, 제임스는 절대로 스네이프가 되겠다고 자원할 사람이 아니야, 알겠지? 그래서 나는 우리가 사실 별로 공통점이 없을까봐 걱정했단다. 하지만 리무스가 너에 대한 모든 걸 얘기해줬어. 나는 이 모든 게 어떻게 스네이프 사건과 함께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는 안됐지만, 너는 제임스와 릴리의 아이잖아. 나는 네가 슬리데린이었어도 상관하지 않았을 거야. 음, 조금은 했을지도, 하지만 그랬으면 너는 나를 더욱 더 필요로 했겠지.” 그는 머리를 쓸어넘겼다. 지난 주에 어느 정도 잘린 머리는 원래처럼 제멋대로 지저분하지 않았다.

 

기숙사 배정 모자는 해리를 슬리데린에 넣으려고 했다. 만약 해그리드가 슬리데린을 멀리 하라고 경고해주지 않았다면, 부모님의 옛 친구들은 얼마나 실망했을까? 부모님은 얼마나 실망했을까?

 

“제기랄, 리무스는 너와 스네이프 사이에 너희들만의 대적관계가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던데. 보아하니 긴 사연이 있나보네.” 시리우스가 덧붙였다. 

 

“그랬었어요.” 해리가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 여름에—음, 그와 지내기로 결론 내렸고, 제가 생각하는 사람 같지 않더라고요. 전혀.”

 

“그래서 너는, 어, 걔와 지내는 게 좋아?”

 

“저는.. 네. 지난 일 년동안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기도 했거든요.” 시리우스가 해리 자신을 좋아해주길 간절히 바랐던 만큼, 이 낯선 사람에게 스네이프의 편을 드는 것은 괴상했다. “스네이프는 저를 도와주고 있어요.”

 

“이 대화를 내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시리우스가 말했다. 그는 웃었지만, 불확실하게 들렸다. “네가 날 선택하지 않는다면 내가 한을 품을 거라는 것만 알아두렴, 내 자존심을 위해서일 뿐이지만. 나는 내 평생 스네이프에게 져본 적이 없다고.”

 

“글쎄요…” 해리가 말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너 정말로 걔를 고른 거구나, 그렇지?” 시리우스는 자신의 와인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멀린.” 그는 남은 와인을 한 번에 털어넣었다.

 

“저기,” 해리가 말했다. “힘든 결정이었다고요, 알겠어요? 저는 이런 일을 해야 했던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하지만 스네이프가 제 편이 되어주었고 저는 그런 걸 이제까지 전혀 가져본 적이 없었단 말이에요. 당신이 나타났다고 그걸 그냥 내던져 버릴 수는 없었어요.”

 

“그렇구나.” 시리우스가 말했다. 그의 기운과 활발함은 사라지고 음울한 침묵만이 남았다.

 

“저는 여전히 부모님 얘기를 더 듣고 싶어요. 이번 해에 루핀과 이야기하는 게 정말 좋았거든요. 그 분은 좋은 교수님이면서 제 부모님 얘기를 해줄 수 있는 분이니까요. 제 생각에 그분들도 제가 당신들을 알길 원할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는 계속 볼 수 있어요.”

 

“네가 방문하러 오도록 스니벨루스가 놔둘 거라고 확신하니?” 시리우스가 심술궂게 물었다.

 

“누가…누가 나랑 얘기하라고 당신을 떠미는 건 아니니까요.” 해리가 말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스네이프와 맥고나걸은 시리우스가 해리를 아끼고 있다고 단언했고, 그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 앞에서 자신을 바보로 만들어준 그들에게 고마워 해야겠네. “제게 화난 거라면 우린 그냥. 다시 안 봐도 돼요. 필요 없어요.”

 

시리우스는 한대 맞은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렇게 말 안 했어.”

 

“말 안 해도 돼요.” 해리가 말했다. “저는 누구에게도 짐이 되려는 게 아니니까.”

 

“포터는 결코 내게 짐이 될 수 없어.” 시리우스가 말했다. “하지만 네가 어떻게 알겠어? 나는 너와 네 친구들을 거의 죽일 뻔한 낯선 사람일 뿐인데.” 그가 한숨 쉬며 가슴을 문질렀다. 해리는 그가 디멘터를 떠올리고 있는지 의아했다—그것들은 해리의 가슴도 저 똑같은 부위를 시리고 공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분명 스네이프는 날 싫어해야 할 온갖 이유들을 너에게 말해주고 있었겠지.”

 

“그런 적 없어요.” 해리가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그게 제가 그와 머물기로 결정한 이유예요. 고압적으로 보이는 사람이지만 그는 제가 원하는 삶을 살길 바라줘요, 남들이 제게 기대하는 인생 말고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어내야 할지 찾고 있을 때 그는 제가 괜찮은지 걱정해요. 그게 그냥 일이더라도요. 절 좋아하지 않았을 때도요. 보호자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아니에요?”

 

해리가 떨리는 숨을 들이쉬었다. 시리우스는 불가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감정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분석해내기에는 너무 많은 감정들이 있었다. 

 

“부모님은 제가 저 스스로를 돌보길 원하실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모두들 부모님이 얼마나 용감한지 이야기했고 이모와 이모부도 저를 걱정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전 스네이프를 믿어요. 저라도 믿지 않았겠지만 사실이에요. 당신은 저를 몰라요. 그게 제게 어떤 건지 당신은 이해 못해요.” 해리가 말했다. “당신은 저를 위해 기뻐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 부모님도 그러지 않을 거라면 그러면… 저는 절 위한 일을 해야 해요. 안 그런가요?”

 

“오, 멀린, 울지 마라.”

 

“안 울어요.” 해리가 거짓말했다.

 

눈 깜짝할 새에 시리우스는 자기 자리에서 식탁 건너편까지 움직여 해리의 의자 옆에 무릎을 꿇었다.

 

해리는 이를 악물고 자신을 꾹 억누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아빠의 가장 친한 친구 앞에서 자제력을 잃을 수는 없었다. 신이여, 그냥 시리우스가 날 좋아하길 바랐을 뿐인데. 어쩌다 이 바람과 스네이프와 쌓은 괴상한 안정감을 유지하는 일 사이에서 고르게 된 걸까? 처음으로, 해리는 자신을 둘로 나누고 싶었다. 

 

“헤이, 날 봐봐.” 시리우스가 조용히 말했다.

 

해리는 얼굴을 슥 닦으며 안경을 삐뚤게 칠 뻔하다가, 마침내 시리우스의 눈을 마주했다. 

 

시리우스가 욕을 했다. “내가 다 망쳤어, 그렇지? 해리, 릴리가 임신했다고 말해준 그 순간부터 내가 원했던 것은 네가 행복한 거야. 내가 원하는 건 그것뿐이야. 너는 날 떨쳐내지 않는 거야.” 시리우스가 스스로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날 떨쳐내지 않아. 설령 스네이프가 나는 멍청이라고 널 설득할지라도—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나는 고집불통 개자식일지도 몰라, 그치, 그리고 너의 대부로서 나는 네 인생에 끼어들 권리가 있어. 만약 내가 거지같이 굴면 그렇게 말해, 하지만 날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은 하지마. 나는 무조건 일이 되게 만들 거야.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네 보호자여도 상관 안 해.”

 

해리는 놀라웠다. “알겠어요.” 그가 대답했다.

 

시리우스가 손을 뻗어 해리의 어깨를 감싸쥐었다. 그는 해리의 얼굴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몹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부모님을 닮았다고 말해줬던 그 얼굴을. “제임스와 릴리는 굉장히 자랑스러워 할 거다. 다른 아이들이 그 나이에 할 법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으니까. 그리고 네가 날 꾸짖은 걸 알면 둘 다 엄청 즐거워할걸. 당연히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란다, 아가. 당연히.”

 

_

 

누가 물어본다면, 세베루스는 혹시 해리가 블랙과의 저녁 약속을 마친 뒤 이곳으로 오지 않을까 기다리느라 잘 준비를 한참 전에 마치고도 처소에서 시간을 끄는 중은 절대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이는 세베루스에게 계획을 얘기해줄 때 숨기는 게 있었다. 당연히 그렇지. 아이는 어떻게든 부딪히지 않으려고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삶에 존재하는 건강한 성인 책임자의 개념에 적응하고 있었다.

 

해리는 이 일을 분명히 필요 이상으로 어색하게 만들 것이다. 블랙이 면전에서 비웃으며 동거 제안을 거둬들이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생기면, 해리는 자신의 선택을 세베루스에게 설명할 섬세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상상해보라. 열세 살짜리가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어른에게 상처를 줄까 두려워하는 모습이라니. 터무니 없었다. 

 

세베루스는 해리를 만난 첫 두 해 동안 아이의 최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거부의사를 전달 받더라도, 세베루스는 어른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해리에게 증명할 수 있는 기회. 그는 해리가 이미 내렸을 게 분명한 결정에 불편한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다.

 

한때 세베루스는, 해리와 블랙이 세베루스 이야기로 깔깔대며 저녁을 보낼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블랙의 존재는 세베루스의 평정심에 언제나 영향을 끼칠 테니—하지만 해리를 아주 잘 알았고, 그만큼 진심으로 믿었다.

 

책은 펼쳐놨지만, 15분간 한 단어도 들어오지 않았다. 

 

해리가 오늘 저녁에는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쯤, 초상화가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해리가 조심스럽게 안으로 슬쩍 들어왔다.

 

“좋은 저녁이구나.” 세베루스가 말했다.

 

“들어가도 돼요?”

 

“이미 얘기했다. 너는 이유가 있어서 암호를 받은 거다. 이 방은 네 것이기도 해.” 세베루스는 다음 학기에도 이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해리가 아는지 꼭 확인하기로 했다. 어쨌든… 아이의 조용한 존재감 없이 일하는 건 이상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가 더이상 해리의 후견인이 아니더라도. 그들은 흔치 않은 상황에 있었고, 알버스도 분명 계속해서 세베루스가 해리의 멘토링을 이어나가도록 승인할 것이다.

 

다만 해리가 루핀과 내내 시간을 보내기로 선택하지만 않는다면. 루핀은 아마 격주마다 블랙을 초대할 테니까. 

 

해리가 자리에 앉았고, 세베루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시간이 늦어 난롯불이 잦아들고 있었다—사람들을 침대로 보내려는 집요정들의 의도적인 기술이었다—하지만 그는 해리의 뺨에 남은 얼룩을 볼 수 있었다. 울다 온 것이다. “무슨 일이지?” 세베루스가 따져물었다. “블랙이 무슨 짓을 한 거야?”

 

“아무것도요.” 해리가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세베루스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해리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라 강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긴 했지만, 거짓말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해리가 얼굴을 문질렀다. “진짜로, 괜찮아요. 전 괜찮아요. 그냥 힘든 대화였어요. 둘 다에게 좀 큰 일이었던 거 같아요, 제 생각엔.”

 

“네가… 바라던 대로 반응하지 않던가?” 남자다운 포옹과 DIY 커플 타투 같은 걸 했으리라 예상했는데.

 

“아니었죠.” 해리가 인정했다.

 

“그가 마음을 바꾼 건가?” 세베루스는 목소리에 분노를 숨기려고 노력하며 물었다. 그 미성숙한 얼간이 같으니. 충동적으로 평생 갈 책임을 제안했다가 현실로 닥치니 발을 빼는 건 몹시 블랙답지. 

 

“어, 아니요.” 해리가 말했다. “교수님이랑 살고 싶다고 말했어요.”

 

세베루스는 잠시동안 조용해졌다. 이 부풀어 오른 감정이 해석되지 않았고, 마치 잘못된 계단을 밟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만약 당신만—”

 

세베루스가 손을 들었다. “그 문장을 내가 제안을 철회하게 만들려는 시도로 맺는다면, 베껴쓰기를 시킬 거다.”

 

“뭐라고요?” 당황한 해리가 놀라 꽥 소리를 질렀다.

 

“400줄 정도. 아마 ‘저를 돌보겠다고 공언하는 모든 사람이 거짓말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로.”

 

“이봐요, 이게, 잠시만요–”

 

“정말로 나랑 살고 싶다고 말했다고?” 세베루스가 갑자기 물었다.

 

“저는, 네.” 해리가 말했다. 아이는 입술을 뻐끔거리다 말을 이었다. “여전히 시리우스를 알아가고는 싶어요. 여름 동안 일이주 정도 날 초대했고요. 하지만 교수님이 제 후견인이에요. 시작은 괴상했고, 더즐리 가에서 벗어나는 것만 돕겠다고 제안한 건 알지만요. 저는 이럴 줄 몰랐어요. 이게 마치…”

 

“마치?” 세베루스가 유도했다.

 

“마치 부모님을 갖는 것 같을 거라고는요.” 해리가 마침내 내뱉었다. “이게 그런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저는... 이제야 론과 헤르미온느가 부모님 얘기를 할 때 무슨 느낌인지 감이 잡혀요.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요. 제가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걸 내던지고 싶지 않았어요.”

 

이 아이의 신의를 얻기 위해 세베루스가 한 게 뭐지? 아이는 수 년간 학대 당하며 무시 받고, 방치 당하고, 억압 받았다. 세베루스는 늦어버리기 직전에 도운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었다. 세베루스는 쿠키를 구워주거나 캐치볼을 해준 것도 아니었다. 그는 조언을 주고 해리의 이야기를 듣고, 기지를 알아봐주는 법을 배우고, 단순히 공간을 공유했다—자주.

 

다른 이들이 했어야 하는 일이다. 이모와 이모부는 그를 알아봐줬어야 했다. 미네르바는 눈치 챘어야 했다. 위즐리들은 방을 내줬어야 했다. 해리에게 안정감을 제공할 권리를 얻을 기회가 다른 이들에게 열두 번은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시리우스 블랙은 실컷 징징거리고 울부짖든가 하라지. 해리는 결정을 내렸고 세베루스는 같잖은 놈이 낚아채가도록 물러서주기엔 너무나 슬리데린이었으니까.

 

 

_

 

 

호그스미드에서 플루로 스피너즈 엔드까지 갈 수 있는데도 스네이프와 함께 호그와트 급행 열차를 타는 것은 이상한 기분이었다. 가을에 호그와트로 올 때 스네이프는, 자신은 이미 일생동안 기차를 너무 많이 탔다고 선언하며 해리가 친구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킹스크로스에 내려주었다.

 

하지만 해리가 디멘터들 때문에 여전히 창백하고 떨리는 상태로 호그와트에 도착했을 때, 스네이프는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다면서 이제 학생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가겠다고 포고했다.

 

기차에 오른 해리는 론이 딘과 시무스와 함께 다른 객실에 앉기로 선택하자 스네이프가 그냥 플루를 타고 가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론은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 밤 이후로 해리에게 침묵 전술을 쓰고 있었다. 처음에는 론이 부러진 다리에서 회복 중이라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폼프리 부인은 사흘 만에 깁스를 빼주었다.

 

붉어진 귀의 론이 해리나 헤르미온느를 쳐다보지도 않고 옆 칸으로 발을 질질 끌며 느릿느릿 건너가자, 헤르미온느는 해리의 팔을 붙잡고 다른 객실로 향했다. 안에는 네빌이 밈뷸러스 밈블토니아에게 조용히 속삭이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여 둘에게 인사했다.

 

“해리, 너도 론이 어떤지 알잖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결국 괜찮아질 거야.”

 

“걔는 너한테 몇 달동안이나 말을 안 했어!” 해리가 지적했다. 

 

“그래, 뭐, 그것도 괜찮아졌잖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크룩생크가 페티그루를 정말로 안 죽였다는 게 명백해졌으니까, 나는 죽였길 거의 바랐었지만. 하지만 그러면 시리우스는 여전히 수배 중이었겠지.”

 

해리는 시리우스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 하지만 론이 나한테 화난 이유는 사실인 일이잖아.” 그가 꼬집었다. 

 

“그래도,” 그녀가 말했다. “네가 여전히 너라는 사실을 깨달을걸. 그냥 시간을 좀 줘.”

 

“너는 나한테 화 안 났어?” 해리가 확인차 물었다.

 

“오, 해리.”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말했잖아, 난 한참 전에 알아차렸다고. 만약 그것 때문에 네가 더 행복해하는 걸 내가 눈치채지 못했다 하더라도, 교수님이 벅빅을 구해주는 즉시 교수님을 봐드렸을 걸. 교수님이 널 위해 변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그거야.”

 

나머지 여정 동안 헤르미온느가 4학년 마법 교과서를 읽는 와중에 해리는 창 밖만 응시했다. 디멘터는 한참 전에 사라졌고 바깥 하늘은 청명한 파란색이었다. 그래도, 해리가 원했던 기차여행은 아니었다.

 

역에서 트렁크와 헤드위그의 새장을 내린 해리는 스네이프를 찾아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헤르미온느의 부모님은 역 너머의 머글 구역에 있었기 때문에, 해리를 안아준 그녀는 여름에 꼭 편지를 쓰겠다고 약속한 뒤 훌쩍 사라졌다. 

 

정말로, 해리와 스네이프는 기차에 오르기 전에 이 일을 상의했어야 했다. 해리의 운으로는 런던에서 길을 잃는 결말을 맞이할 게 분명했다.

 

재미 없는 얼굴에 갈색 머리를 낮게 묶은 특징 없는 남자가 다가와 해리 곁에 섰다. 남자를 올려다본 해리는 이번 학년도의 또다른 모험이 닥치기 직전일까봐 걱정했다. “폴리주스 마법약.” 낯선 얼굴이 스네이프의 목소리로 말했다. “너도 폴리주스의 효과를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만.”

 

“들어는 봤어요.” 해리가 담담하게 대답하자 스네이프는 코웃음 쳤다. 아무래도 작년에 풀잠자리가 사라진 걸 알아챘던 모양이지.

 

“머리카락은 자신의 정확한 위치가 복잡해져도 상관 없는 프랑스 동료의 것이다. 내가 널 역에서 데리고 가면 사람들이 알아챌 것이라고 생각했어.” 스네이프가 말했다. “이 정도로 모두에게 알릴 준비는 아직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이다.”

 

끄덕이던 해리는 어떤 목소리가 자신의 이름을 외치자 펄쩍 뛰었다. “해리! 오, 해리, 거기 있었구나. 론은 네가 벌써 떠났다고 생각하더구나.”  

 

몰리 위즐리가 자녀들을 전부 이끌고 부산스럽게 다가왔다. 론은 여전히 해리를 쳐다보지 않고 엄마 뒤에서 부루퉁하게 있었다. 쌍둥이는 이미 교복을 벗은 뒤 무슨 여기저기 덧대고 심각하게 현란한 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둘은 킹스크로스 역의 시선들을 한몸에 받는 게 의도인 것 같았고, 그러고 있었다. 누군가 비밀유지법령을 재미로 파괴하려 들 계획이라면, 그건 론의 형들이었다. 

 

“좋다, 좋아, 널 확인하고 싶었단다, 해리. 대단한 한 해였잖니. 시리우스 블랙이 돌아오다니—결백하게! 그럴 줄 알았지. 그는 내가 7학년 때 입학했는데 좋은 애였거든. 그가… 뭐, 아무튼. 내 생각에 이 쪽이…” 그녀가 해리의 동행자를 힐끗 보더니 속삭였다. “스네이프 교수님?” 

 

스네이프가 한 번 끄덕였다.

 

그녀의 뒤에서 론은 토할 것 같아보였다.

 

“덤블도어가 우리에게 상황을 말해주었단다.” 몰리가 그들을 안심시켰다. “기사단에 알려주셨어. 이제 그들의 임무 절반은 해리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인데 아라벨라가 더이상 보고하지 않으면 의아하게 생각할 테니까.”

 

“아라벨라가 기사단에…?”

 

해리의 말은 손을 흔들어대며 말을 잇는 몰리에게 끊어졌다. “내가 시리우스의 귀환을 환영하는 파티를 열 거란다. 나는 당장 열고 싶었는데 리무스가 그 불쌍한 사람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더구나. 7월 말에 열기로 했다. 올 거지, 해리?”

 

“물론이죠.” 해리가 대답했다. 스네이프가 시리우스를 알아가지 못하게 겁주고 있는 게 아니란 걸 증명할 기회가 될 것이다.  

 

“교수님도 함께 오세요.” 몰리가 말했다.

 

“거절해야겠군요.” 이 낯선 남자가 스네이프의 완벽한 무표정을 덧입고 있는 걸 보는 것은 기묘했다.

 

“뭐,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환영이랍니다.” 몰리가 말했다. “이게 끝인 것 같구나. 나는 애들을 데려가야 하니까. 아서가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면 잔소리하는 걸 도와줬을 텐데. 우리는 런던을 무사히 벗어나기 위해 러브굿 가족과 근처 마을까지 포트키를 쓸 거란다. 러브굿 가족을 만나려면 서둘러야지.” 그녀는 해리의 뺨에 진한 키스를 해준 뒤 아이들을 데리고 부산스럽게 멀어졌다. 

 

쌍둥이들은 해리에게 손을 흔들었고 지니는 작게 묵례했지만, 론은 그냥 걸어갔다.

 

해리는 스네이프의 손이 자신의 어깨에 내려앉을 때까지 위즐리들이 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어서 와라.” 스네이프가 말했다. “내 보호막 앞까지 순간이동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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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루스는 아무래도 다시 스피너즈 엔드에서 하루종일 같이 지내려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호그와트에서 해리는 세베루스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만 그의 처소로 왔고 나머지 시간은 친구들과 보냈다.

 

지난 여름에는 해리가 더즐리에 대해 고백한 뒤 그들만의 방식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아 세베루스는 두려웠다.

 

그리고 해리는 이모와 이모부에게서 벗어난 자신을 여전히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서, 당황스러울 정도로 세베루스를 무슨 영웅 숭배 비슷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에게 방치 당한 이후, 세베루스의 가장 기본적인 인간성이 혁명적으로 보인 모양이었다. 이 사실은 무엇보다도 해리가 원한을 품지 않는 모습으로 보여주었다.

 

그 여름 전까지, 세베루스가 해리와 기숙사 친구들을 괴롭히며 큰 즐거움을 얻고 있다는 사실은 둘 모두 알고 있는 바였다. 해리의 호그와트 생활 첫 두 해 동안 세베루스는 옛 학창시절로 돌아가 제임스 포터 2세에게 대항하며 그를 파괴하는 임무를 가진 것처럼 여겼다. 그는 실제 엮여있는 당사자들에 대한 인식이 놀라울 정도로 부족한 상태에서 일종의 우주적 균형을 맞추겠다는 마음으로 해리를 대했다.

 

세베루스는 작년 한 해동안 해리를 해리로—출생 순간부터 세상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진 열세살로, 보호자들에게 방치와 폭행을 당하고 선생님들에게–그러니까 세베루스 본인에게–무시당하며 세상이 다 아는 최악의 살인자들과 광인들에게 쫓기는 소년으로—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해리는, 세베루스로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해낼 수 없었을 용서를 쉽게 해버린 해리는 세베루스가 저지른 수 년에 걸친 부당함을 흘려보냈다.

 

대부분의 하루는 세베루스가 실험실에서 일을 하고 해리는 혼자 놀며 지나갔다. 보호막을 피해 작은 마당을 날아다니고, 긴 편지를 쓰고 받고, 그리고—세베루스의 재촉으로—부지런하게 숙제를 시작했다.

 

둘은 부엌에서 삼시세끼를 함께 먹었다. 지난 여름 이후, 세베루스는 해리가 충분한 양을 먹는지 주시했다. 

 

“가끔 제가 요리해도 돼요.” 어느 아침 식사 도중, 해리가 말했다. 

 

“여기서는 요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해리가 달걀을 쿡 찔렀다. “그냥… 아니, 제 달걀이 좀 덜 익었으면 좋겠어서 그래요.”

 

세베루스가 미간을 찡그리며 제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좀 퍽퍽해 보이기는 했다. “네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확실히요.” 해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뭐,” 세베루스가 천천히 말했다. “요리를 하고 싶다면야…”

 

“신이여 감사합니다.” 해리가 말했다.

 

점심으로 해리는 연어구이와 으깬 감자를 요리했다. 냄새가 세베루스의 연구실까지 스며들었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이게 뭐지?” 세베루스는 생선 위에 얹어진 초록 풀을 찌르며 물었다. 어쨌든 해리의 포션 마스터로서 3년을 지낸 그는 아이의 결과물에 타당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딜이요.” 해리는 벌써 아주 흡족하게 자기 몫을 먹고 있었다. “교수님 정원의 약초들은 마법약 말고도 유용히 쓸 수 있어요.”

 

한 입 먹은 세베루스는 놀라움으로 으음 소리를 냈다. 맛있었고, 남은 식사 시간 동안 해리의 우쭐함이 선명했다. 둘은 결국 식사 당번을 정하기로 했다—해리의 실력이 흠잡을 데 없긴 했지만, 세베루스는 해리가 모든 일을 떠맡는 것은 거부했다. 해리는 세베루스가 너무 오래 끓인다며 불평하면서도 동의했다.

 

저녁마다 세베루스가 난롯가에서 학술논문을 읽는 동안 해리는 숙제를 하면서 세베루스에게 과목에 대해 모르는 것이나 부연설명을 부탁했다. 작년 호그와트에서 내내 똑같이 해왔으므로 익숙한 루틴이었다. 간식을 가져다줄 집요정은 없어서, 세베루스는 각자 자리를 잡고 나면 부엌에서 차와 비스킷을 소환해야 했다. 

 

그러니까, 처음으로 문제를 일으킨 것은 그들의 루틴이 아니라, 빠르게 다가오는 위즐리 파티였다.

 

“내일 오후에 플루를 타고 와도 된대요.” 아침을 먹는 동안 해리가 말했다. 해리가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날이었고, 구운 소시지와 토스트, 익힌 콩요리를 했다. “그땐 아마 아직 준비하는 중이겠지만, 위즐리 부인은 손님보다는 가족의 일원으로 느껴주길 바라시는 것 같거든요. 론이 무슨 기분일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그 애와 얘기하지 않는 거냐?” 해리는 제일 친한 친구와 멀어졌다는 작은 단서를 흘리고 말았다.

 

“걔가 랑 얘기를 안 하는 거죠.” 해리가 말했다. “자기 엄마한테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아요, 아니면 부인은 파티에서 우리가 다시 붙어다니길 바라실 테니까요. 부인이 아들을 제대로 본 것 같지도 않아요. 걔는 누구보다 고집이 세다니까요.”

 

“하지만 그 애는 널 신경 쓰잖니.” 세베루스가 말했다. “그 애가 뭘 했는지 네가 말해줬다—미네르바의 체스 대결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네 옆에서 비밀의 방에 함께 들어갔다고. 무슨 사소한 다툼이었든, 분명 금방 해소될 거다.”

 

어린 날, 모든 것을 영원히 파탄시켰던 그 순간 전까지, 그는 릴리와 자주 다퉜다. 그는 해리가 자신보다는 현명하길 바랐다. 어떤 것은 용서받을 수 없고, 세베루스는 그 날 이후 자신의 성미를 후회했다.

 

“저는 잘…” 해리가 얼버무리다 세베루스를 힐긋 올려다보았다. “아니에요. 만약 걔가 넘기지 못한다면 그럼—아마도 제가 생각했던 그런 친구가 아닌 거예요.”

 

세베루스는 목구멍을 울리며 차를 한모금 마셨다.

 

해리는 잠시동안 내적갈등을 겪는 듯 보이더니, 주제를 바꿨다. “비행하러 가본 적 있어요?”

 

“멀린, 아니.” 세베루스가 말했다. “내 실험실 안에서도 안전한 죽음을 맞을 방법은 충분히 많다.”

 

“글쎄요, 마음이 바뀌면, 거기 괜찮은 골대가 있거든요. 배우는 걸 도와줄 수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세베루스는 당혹스러움을 숨겼다. “아, 친절하구나. 하지만 나는 발을 땅에 붙이고 있겠다.”

 

“알았어요.” 해리가 순순히 답했다. “위즐리들이랑 날게요. 그리고 끝나면 시리우스가 루핀의 집 근처에 연습할 수 있게 설치할 만한 들판이 있대요.”

 

당연히 시리우스는 그렇게 말했겠지. 매번 해리가 몇 번이고 정독한 그의 편지들에는 세베루스와 살기로 선택한 것을 후회해야 하는 이유로 가득할 것이다.

 

“좋아요, 그럼 저는 비행하러 나갈게요.” 해리가 말하며 제 접시를 들어 싱크대에 넣었다. 해리에게 설거지할 필요가 없다고 진정으로 납득시키는 것은 긴 시간이 걸렸다—세베루스는 결국 간단한 세척 주문을 가르쳐 세베루스에게 설거지는 추가적인 고생이 아니라고 안심시켜야 했다.

 

“안전히 타라.” 세베루스가 지시했다. 부지 내에 쳐놓은 보호막과 경보의 숫자면 해리가 부상을 입는 것도 힘들겠지만 세베루스는 소홀히 두지 않았다. 이 아이는 어쨌든 바실리스크와 싸우겠다고 수도관을 기어간 애였으니까. 그냥 적절한 수준의 주의 정도는 알맞지 않았다.

 

세베루스는 차를 다 마신 뒤 예언자 일보를 집어들었다. 아래층의 연구실로 향하던 그는 플루가 가동되는 알림음을 듣고 멈춰섰다. 세베루스는 원하지 않는 방문객들을 막아내기 위해 쇠살대를 짜맞춰 설치하고 누군가 접촉하면 알림이 울리게 만들어두었는데, 여전히 사람들을 쉽게 집안에 들일 수 있다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해리가 오기 전에는 플루 네트워크를 꺼두었지만, 덤블도어는 해리의 안전을 위해 활성화 해두라고 설득했다.

 

세베루스는 지팡이를 까닥여 보호막을 너머의 요청자를 허용했다. 초록 불빛 안에 익숙한 머리가 떠올랐다.

 

“루핀.” 세베루스가 느릿하게 말했다. “예상 외로군.”

 

“안녕, 세베루스.” 루핀이 인사했다.

 

“울프스베인 때문인가? 그러니까 지난달에 자네가 먹지 않았던 그 마법약 말이야.”

 

“그날 밤에는 내게 다른 우선순위가 있었네.” 루핀이 말했다.

 

“아, 늑대인간에게서 듣기 속 편한 말이군. 그러니 자네의 작은 곡예에도 불구하고 덤블도어가 내년 학년도에도 기꺼이 자네를 다시 불러들인 거겠지.”

 

“아니, 세베루스, 마법약에 관한 일이 아닐세.” 루핀이 참을성 있게 말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을에 돌아가기 전까지 여름동안에도 내 약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기로 제안해준 것은 정말 고맙네.”

 

“해리는 비행하러 나갔네.” 세베루스가 말했다. “아이와 얘기하고 싶다면, 부엉이를 보내거나 시간을 정하게. 비서 일은 관심 없거든.”

 

“나는 자네와 이야기하려 연락한 거네.” 루핀이 말했다. “자네에게 미리 예고하면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어.”

 

세베루스는 반박할 수 없었다. 그는 벽난로 맞은편 안락의자에 앉은 뒤 다리를 꼬았다. “계속하게.”

 

“몰리 말로는 자네가 내일 파티에 오지 않는다던데.” 루핀이 말했다.

 

세베루스가 눈을 깜빡였다. “그 소식에 샴페인과 함께 건배라도 하고 있을 줄 알았네만.” 그가 말했다.

 

루핀이 헛웃었다. “세베루스, 진심은 아니겠지(*You can’t be serious).”

 

“다행스럽게도 내가 아닐세.”

 

“시리우스 농담이라니? 진짜로? 자네는 좀 나을 줄 알았는데. 부디 시리우스가 이미 상상 가능한 농담을 다 했다는 걸 알아두면 다시는 그런 농담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걸세.”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재고해달라고 연락한 걸세.”

 

“루핀, 우리는 근 25년간 알고 지냈고 지난 9개월은 동료였네. 내가 자발적으로 자네나 블랙, 혹은 그 파티에 참석하는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에 흥미가 없다는 것은 자네도 잘 인지하고 있으리라 확신하네만.”

 

“그럼 해리는 어쩌고?”

 

“다행스럽게도 나는 해리와 다른 집에 놀러가지 않고도 그 애를 자주 볼 수 있다네.” 그가 꼬집었다. 

 

“있지, 해리가 자네를 보호자라고 얘기했을 때 우리 모두 기절할 뻔 했다네.” 루핀이 말했다. “피터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계속 마음이 어지러워 그보다 더 놀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지. 하지만 곱씹어보면 볼수록, 말이 되더군. 이번 년도에 모두들 자네가 부드러워졌다고 말했고, 미네르바에게 전해들었던 무모한 해리의 면면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어. 여전히 일이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자네와 해리 모두에게도 놀라운 일인 것 같긴 하네.”

 

“그리고 이게 파티와 무슨 관련이지?”

 

“만약 자네가 진정으로 해리를 위한다면, 아이가 고립되게 두지 않겠지.”

 

성가심이 순식간에 분노로 옮겨갔다. 속에서 화가 요동을 쳐, 그는 힘겹게 삼켜냈다. “파티에 가지 말라고 한 적 없네. 자유롭게 다녀오라 했다고.”

 

“그래. 하지만,” 루핀이 말했다. “자네가 보내주고 싶어한다고도 생각할까? 시리우스가 해리와 가졌던 저녁 식사 얘기를 해주었네. 해리는 자네들 둘 사이에서 결정해야 하는 일을 우려하고 있었어. 둘 다 서로를 끔찍하게 싫어하니, 자신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 반대쪽은 영원히 자신과 말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면서.”

 

“나는 타당한 이유가 있지, 자네도 아주 잘 알다시피.” 세베루스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자네 둘은 어린날의 추악한 적대감을 너무 오래 갖고 살았네.” 루핀이 말했다. “나는 지난 학년도에 오랜 적수와도 우호적으로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려고 최선을 다했어, 자네 협조 하나도 없이 말이지. 하지만 상관 없었어. 어차피 그건 우리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보다 내가 훨씬 성장했다고 나 스스로에게 입증하려는 거였으니까. 자네가 열두 살짜리의 정서 발달에 기여했는지 안 했는지 나한테는 중요하지도 않았지.”

 

“뭐라고?”

 

“하지만 이제 자네가 해리의 후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나는 뒤로 물러앉아 자네가 아이와 부모의 유일한 연결고리를 차단하려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네. 자네가 한때 릴리와 알고 지냈다는 걸 나는 알아—”

 

“그건 말하지 말게.” 세베루스가 말했다. “그 애는 몰라”

 

“세베루스.” 루핀이 부드럽게 불렀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알고 있네. 아이에게 말한다고 과거를 바꿀 수는 없어—그저 상처만 입힐 거야.”

 

루핀이 끄덕였다. “말하지 않을 걸세. 하지만 요점은 잡혔군. 시리우스와 나는 제임스와 릴리의 아들을 위해 뭐든 할 거야. 내가 본 바로는 해리는 자신의 편으로써 쓸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해.”

 

“살아남은 소년…” 세베루스가 느릿느릿 말했다.

 

“그래.” 루핀이 말했다. “그리고 그 칭호는 아이에게 어떤 류의 지지를 보내기보다는 아이를 고립시켰다는 걸 자네나 나나 알거라고 생각하네. 파티에 오게, 세베루스. 해리에게 시리우스와 시간을 보내도 싫어하지 않을 거라고 보여줘.”

 

“루핀, 그 파티에서 날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네.” 세베루스가 말했다. “우리 모두 비참해질 거야.”

 

“해리의 안전과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 뿐이야. 완벽한 등신처럼 굴려고만 하지 않으면 자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네를 원한다는 걸 볼 수 있을 걸세.” 루핀이 말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해리에게 자네가 노력한다는 걸 보여줄 수는 있지 않나.”

 

“자네에게서 양육 방식 충고는 필요 없네.” 세베루스가 말했다.

 

“멀린이여 대체, 그리고 나한테 받아서도 안되지. 이건 그냥 해리–와 시리우스–를 아끼는 누군가가 하는 다정한 말일세. 하지만 충고를 바란다면, 몰리 위즐리가 기쁘게 건네줄 것 같군.” 루핀은 세베루스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아, 문 소리군. 시리우스가 집에 왔어. 가야겠네.”

 

“자네가 나와 얘기한 걸 그는 모르는군.” 세베루스가 짐작했다.

 

루핀이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더니 사라졌다.

 

 

_

 

 

위즐리 가의 뒷마당은 붉은색과 금색의 색테이프로 꾸며졌고 동그란 모양의 다색 빛들이 풍선처럼 풀 위를 떠다녔다. 잔디밭 위에 식탁에는 상다리가 부러질 것처럼 차려진 음식 접시들과 함께 다단계 케익이 뒤에 선 버로우처럼 기우뚱한 상태로 올려져 있었다. 어떤 파티인지 알려주는 현수막은 없었다. 뭐라고 넣을까? ‘돌아온 걸 환영해요, 시리우스’는 감옥에 십이 년이나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걸기 꺼려졌다.

 

위즐리들은 한데 모여 벌써 큰 무리를 형성하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대여섯 명의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위즐리 부인은 해리와 스네이프가 벽난로에서 걸어나오면, 덤블도어의 암묵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참석자들 모두가 스네이프의 존재에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 해리에게 보장했고, 스네이프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몇몇은 그가 알아볼 수 있었다: 시리우스와 루핀, 당연히. 타탄 로브를 입은 맥고나걸도 있었는데 해리가 모르는 다른 나이 든 여자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역시 와있던 해그리드는 해리를 발견하고 함박웃음을 지어주었다. 헤르미온느는 편지에서 이번 여름에 부모님과 프랑스에 갈 거라고 했지만, 해리는 그래도 여기 있길 바라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리우스가 해리를 발견했을 때 그는 작은 키에 높은 모자를 쓴 낯선 사람들 중 하나와 얘기하던 와중이었다. 그는 이야기에서 빠져나와 정원을 성큼성큼 가로질러 왔다. “해리!” 그가 반가워하며 해리를 부드럽게 안아들었다. 시리우스가 빙글 안아돌리자 해리의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멀린, 너 한 살 전에는 쉬웠는데.” 그가 해리를 다시 내려놓으며 말했다. “네가 올 수 있어서 기뻐.”

 

해리는 열렬한 환영에 안도하며 웃었다. 여름 내내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스네이프와 함께 등장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스네이프는 마지막 순간에 같이 오기로 마음을 바꿨고 심지어 자신의 평소 검은 옷을 뭐, 비슷한 검은 로브이긴 했지만 에메랄드 초록색의 무늬가 있는 것으로 갈아입었다.

 

“빠질 수 없죠.” 해리가 말했다. “잘 지냈어요?” 작별한 지 고작 3주 흘렀지만, 시리우스는 벌써 건강해보였다. 살이 좀 붙어서 수척했던 볼살이 차올랐고 반짝이는 빛 아래의 머리칼은 멋지게 보였다.

 

“좋아, 좋아. 계속 내 옛 집을 정리하는 동안 무니의 친절함에 빌붙어있지.” 그가 말했다. “나는 그 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따라잡고 있어. 언젠가 너도 내가 전해들은 네 이야기들을 설명해줘야 할 거야. 네 교수님 절반과 이야기해보니 너는 정기적으로 네가 어린이 슈퍼맨인 것처럼 생각하나보던데.”

 

“머글 슈퍼히어로를 어떻게 알아요?” 

 

시리우스가 웃었다. “내 또다른 친한 친구 도르카스가 머글 태생이었어. 심지어 나는 십 대 때 머글 런던에서 시간을 좀 보내기도 했는걸. 좋은 머글 음악을 소개해준 사람도 그녀야. 사람들 아직도 퀸을 들어?”

 

“이모랑 이모부는 거의 모든 음악을 싫어해요.” 해리가 고백했다. “하지만 학교 행사 때 퀸 들어봤어요. ‘we will rock you’ 노래 아니에요?” 바보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는 얼굴을 붉혔다. “맞춰서 박수치고 발 구르는 거 좋아하잖아요, 알죠?”

 

“그리고 그게 끝이야? 오, 해리, 내가 알려줘야 할 게 너무 많다.” 시리우스가 말했다. 그는 해리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당겨 안았다. “이리 오렴—다들 만나봐야돼.”

 

해리는 스네이프를 힐끔 돌아보았지만, 시리우스가 자신을 무리로 데리고 가게 놔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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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안녕, 세베루스.” 루핀이 인사했다.

 

세베루스는 한숨을 억누르며 블랙이 해리를 끌고 다른 교수들과 이야기하러 가는 모습에서 돌아섰다. “루핀.”

 

“내 조언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는걸.” 그가 은근슬쩍 말했다.

 

“보다시피.” 스네이프가 말했다. “그리핀도르들은 다른 색상이 존재한다는 걸 알긴 하나?” 그가 색테이프를 향해 턱짓하며 덧붙였다.

 

“기숙사 충성심이지.” 루핀이 말했다. “슬리데린들은 본인들 파티에 초록과 은색으로 뒤덮지 않나?”

 

“결코 아니지.” 세베루스가 대답했지만 전적으로 진실인 건 아니었다. 상류층인 말포이 가조차도, 장식에 은색과 초록색을 추가하는 경향이 있었으니까.

 

“세베루스,” 미네르바가 다가와 불렀다. 손에 들린 잔과 반짝이는 뺨을 봤을 때, 저게 첫 잔은 아니었다. 그녀는 동행의 허리에 팔을 감고 있었다. “당신이 올 줄 몰랐는데!”

 

“안녕, 세베루스.” 그녀의 부인인 엘시가 말했다. “다시 보니 반가워.”

 

“안녕하세요, 엘시.” 그가 끄덕이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미네르바의 부인은 마법 고고학자였고, 학기 중에는 연구를 위해 전세계를 여행했다. 미네르바와 비슷한 나잇대임에도 불구하고 엘시는 힘에 부쳐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몇몇 교수들의 배우자들은 호그스미드에 살면서 학기 중에도 가족시간을 가질 기회가 있었지만, 엘시는 여행하지 않는 동안에도 고향인 파리에 살았다.

 

“나는 늘 시리우스를 좋아했지. 결백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안도감 그 이상이 들었다니까.” 엘시가 말했다. “어느 여름에는 그 애 집에 문제가 있어서 잠시 우리 집에 머물기도 했었지. 기억나, 미니?”

 

“물론이지.” 미네르바가 말했다. “봤죠, 세베루스, 당신이 특이한 게 아니라니까.”

 

세베루스는 작은 미소를 억지로 지었지만 속은 부아가 치밀었다. 당연히 블랙은 자기 집 얘기를 징징댔고 즉시 자기 기숙사 사감에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 관대함이 해리에게는 어디에 있었나? 아니면 세베루스 자신에게는? 그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관심을 끌고 다니는 놈은 항상 온 세상의 동정을 얻어내고 나머지들은 고통 받게 남겨진 것처럼 보였다. 도움을 요청하는 게 블랙뿐인 걸까 아니면 사람들의 마음을 쓰이게 하는 다른 무언가가 그에게 있는 걸까?

 

그는 아직도 해리를 끌고 무리 사이를 다니며 나이 든 기사단원들에게 마치 자기가 해리를 대신해 얘기할 자격이라도 있는 양 해리를 소개하고 다니고 있었다.

 

“시리우스는 그 여름을 백 년동안 얘기해댔어요.” 루핀이 말했다. “마치 그 전까지는 못 견디게 상류층인 척 하지 않은 것처럼요. 쟤를 루브르 마법사 구역에 들여보내지 마셨어야 해요.”

 

“가치관이 정해지기 전에 파리에서 시간을 보내며 분위기를 느껴볼 필요가 있었어.” 엘시가 현명하게 말했다.

 

“아, 그래요, 불쌍한 시리우스 블랙.” 세베루스가 말했다. “파리에서의 여름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당신들 두 분이 있어서 정말로 운이 좋았네요.”

 

“세베루스, 그가 부당하게 아즈카반에 갇혀 있다가 방금 풀려난 걸 기억하긴 하죠? 약간의 이해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미네르바가 대꾸했다. 그러니까 말싸움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로군.

 

“물론입니다.” 세베루스가 말했다. “실례합니다. 음료를 좀 마셔야겠네요.”

 

그는 인사도 기다리지 않고 성큼성큼 멀어졌다.

 

 

_

 

 

시리우스와 시리우스가 돌아온 것을 정신없이 환영하는 낯선 사람들의 물결에서 휙 도망친 해리는 집 안으로 슬쩍 들어갔다. 바깥의 혼돈에 비하면 은혜로울 정도로 조용했다. 모두가 시리우스와 이야기하고 싶어 안달이었고, 시리우스는 대화를 할수록 기분이 날아갈듯 들떠보였다. 그동안 해리는 기력이 빨려나가는 느낌이었다. 모두가 말하지 않고 있는 주제가 너무 많았다. 그들은 시리우스가 감옥에 있었던 시간들을 꼭 휴가갔다 온 것처럼 빙빙 돌려 말했고, 스네이프의 존재도 언급하기 피했으며, 누군가 릴리와 제임스를 꺼내면 어색하게 멈칫했다—끊임없이.

 

해리는 시리우스가 어떻게 감당하는지 알 수 없었다. 시리우스가 겪은 모든 일들 이후에 해리는 웃을 수가 없었는데.

 

그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둘러싸인 바깥 식탁 말고 부엌에도 다른 간식이 있을까 살펴보려 짧은 복도로 들어섰다. 비스킷 접시를 발견하고 하나를 집어들려는 순간 누군가가 집 안쪽에서 부엌으로 들어왔다. 둘 다 얼어붙었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론이 팔짱을 낀 채 물었다.

 

해리가 처음 도착했을 때 론은 밖에 있었지만, 몇 분 뒤 사라졌다. 

 

“왜, 이제 나는 더이상 여기 있으면 안돼?” 해리가 따졌다. “1학년 끝나고, ‘네 집처럼 지내, 해리.’ 였던 게 이제는 ‘여기서 뭐하는 거야?’가 된 거야?”

 

론이 볼을 붉혔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해리가 이를 갈았다. “그래서, 너는 여기 숨어있는 거야? 저녁 내내 날 무시할 생각으로?”

 

“네가 눈치 챘다니 놀라운걸. 네 새로운 아빠를 옆에 끼고 있는 와중에도.” 론이 내뱉었다.

 

해리가 움찔했다. “정말로? 론?”

 

“왜? 맞잖아, 아니야?” 론이 대들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졌던 거야? 스네이프를 싫어하는 일은 어떻게 됐고? 갑자기 미니 슬리데린이 된 거야?”

 

“그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아.” 해리가 말했다. “이번 해에 그는—”

 

“일 년 내내였다고?” 론이 물었다. “멀린, 널 안다고 생각했는데. 헤르미온느에게는 말했던 거야? 줄곧 모르고 있었던 날 보면서 비웃었니?”

 

“아무한테도 말 안했어.” 해리가 말했다. “안전하지 않았으니까.”

 

“안전하지 않다고? 이번 해에 누구 다리가 부러졌더라, 허?”

 

해리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건 스네이프가 아니었잖아.”

 

“그래, 하지만 네 잘못이지. 그 모든 일을 같이 겪었는데, 너는 이런 일을 나한테 말도 안했다는 거잖아? 마치 우리는 친구도 아닌 것처럼.”

 

“네가 이럴 것 같아서 내가 말 안 한 거야!” 해리가 외쳤다. “너는 헤르미온느가 하지도 않은 짓 때문에 몇 달동안 말도 안했잖아. 내가 스네이프 설명은 어떻게 해?”

 

“오, 네가 피해자구나, 여기서.” 론이 비웃었다.

 

“너는 부모가 없다는 게 뭔지 몰라!” 해리가 소리 질렀다. “너는, 너는 1학년 끝났을 때 더즐리들이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봤잖아! 날 꺼내주려고 네가 그 철창을 부숴야 했어. 내가 그들과 평생 살길 바랐어? 그들에게서 도망칠 기회가 생겼고, 나는 그걸 잡아챈 거야.”

 

론은 경악한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나빴다면 나에게 알려줬어야지.” 그가 말했다. “나는 머글의 어떤 그런 건 줄 알았어.”

 

“머글들도 제 아이들을 가두고 굶기지 않아, 론.” 해리가 말했다. “그게 너에게 일어난 일이었다면, 나는 그게 무슨 마법사의 어떤 일인 걸까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나는 널 도왔을 거야.”

 

“너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어.” 론이 공허하게 말했다. 

 

“맞아, 안 했어.” 해리가 말했다. 분노로 몸이 떨렸다. “그리고 모두가 일시적인 거라고, 내가 과장하는 거라고, 내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해서 나는 그만 말하기로 했어. 하지만 스네이프는 내 이야기를 들어줬어. 그리고 나는 네가 나와 더이상 얘기하지 않기로 해도 상관 없어. 왜냐하면 날 조금이라도 신경 써준 유일한 사람이, 내가 증오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니까. 그리고 내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사람들은 날 그냥 거기 내버려뒀고.”

 

“이봐, 친구.” 론이 말했지만 해리는 이제 듣고 있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절레 절레 젓고 부엌을 나갔다.

 

복도에는 이미 두 사람이 있었고, 문 앞에 서서 목소리를 죽인 채 얘기하고 있었다. 시리우스와 루핀이었다. 해리가 망설였다.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집 밖으로 나가려면 부엌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밖에 없었다.

 

“자네는 할만큼 했어, 시리우스.” 루핀이 시리우스의 손에서 잔을 가져가며 말했다.

 

“저들이 내게서 원하는 게 뭐야, 무니?” 시리우스가 물으며 바깥의 파티를 향해 손짓했다. “난 예전의 내가 아니야.”

 

“아무도 예전과 똑같아 달라고 하지 않아.” 

 

“그랬어. 그러고 있어.” 시리우스가 말했다. 그는 루핀의 손에서 잔을 다시 빼앗아 들이켰다. “이럴 시간 없어. 다시 전투로 돌아가야지.”

 

“좀 쉬었다 해.” 루핀이 말했지만 시리우스는 벌써 나가는 중이었다.

 

한숨을 내쉰 루핀은 그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따라나섰다. 

 

해리는 자신이 그들 뒤에 숨어있었다는 걸 들키지 않도록 복도에서 시간을 끌다가 마당으로 돌아갔다.

 

해리가 대화를 엿듣지 않았다면, 시리우스가 파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전혀 몰랐을 것이다. 그는 위즐리 부인에게 환하게 웃어주고 그녀의 뺨에 축축한 키스를 해주었다.

 

해리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는 손님들을 둘러보았지만 속은 구멍이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구역질이 턱 밑에서 울렁였다. 울음을 터뜨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면서, 이 축제 한복판에서 울면 어떻게 될지 상상했다가 핼쓱해졌다.

 

스네이프는 마당 건너편에서 해그리드와 대화하고 있었다. 해그리드는 즐거워보였고 계속해서 애정 어리게 스네이프의 어깨를 쓰다듬고 있었다. 스네이프는 도망치지는 않았지만 이 맹공격에서 발을 똑바로 붙이고 서는 것에 기력 대부분을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해리는 해그리드의 부드러운 토닥임이 히포그리프도 실수로 넘어뜨릴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다. 

 

“헤이,” 해리가 다가가자 해그리드가 인사했다. “여기 세베루스에게 네가 애기였을 때 얼마나 귀여웠는지 얘기해주고 있었단다. 세베루스가 그 시절 널 볼 수 없었다니 참 안타까워. 정말 소중했는데.”

 

해리가 불그스레하게 변했다. “나는, 어, 고마워요. 잠깐 스네—그를 뺏어가도 괜찮을까요?”

 

“당연하지, 당연하지,”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가 해리의 머리칼을 헝클였다. “널 보렴. 새로운 후견인과 돌아온 시리우스라니. 좋은 날들이 될 거야. 나는 그냥 안단다.” 그는 미소를 지은 채 맥고나걸과 그녀의 손님에게로 향했다.

 

해리와 스네이프는 한동안 혼돈 속의 그들만의 침묵 지역을 이루며 조용히 서있었다. 

 

“세베루스라고 불러도 된다.” 스네이프가 갑자기 말했다. “네가 원한다면. 전에 걱정해본 적 없는 일이긴 하지만 아는 사람들과 있을 때 나를 성으로나 ‘교수님’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구나.”

 

“오,” 해리가 말했다. “알겠어요.” 그는 자신의 보호자를 성으로 부르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지 생각해본 적 없었다. 스네이프–세베루스–와 있을 때면 그를 아예 부르지를 않았다. 해리는 갑자기, 세베루스가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저녁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다 괜찮나?” 세베루스가 물었다.

 

“네, 그냥… 집에 가도 돼요?”

 

세베루스는 자세히 묻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작별인사 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딱히요.” 해리가 고백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한때 해리처럼 세베루스를 겁내는 것 같았다. 그가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파티장을 가로지르는 동안 해리가 그의 뒤에서 따라 걸었고 막아서려 드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저항 없이 벽난로를 통과했고, 해리는 스피너즈 엔드에 들어서고 나서야 완전히 숨을 쉴 수 있었다.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