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Text
—선배가 돌아왔다.
"선배의 선배라면...오늘부터 선선배라고 불러볼까요?" 마슈가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힘차게 말했다.
"그냥 선배여도 돼, 마슈...."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 채로 쭈글거리는 마스터가 개미 목소리보다도 작게 웅얼거렸다.
마스터가 구석에서 시든 채소처럼 죽어간다—!
일의 시작은 이틀 전.
마스터는 행복했다. 마슈에게 줄 초콜릿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달에 가지 않고 지구에서 (좀 많이 표백되긴 했지만)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니, 이 어찌 축복받은 마스터생이 아니겠는가.
왼쪽 테이블에는 자기 작품을 아내가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는 에릭이 웃고 있다.
옆 사람들은 댁 아내는 아마 댁이 손톱을 줘도 (나름) 좋아할 텐데.......라고 생각했으나 말을 가감하기로 했다.
오른쪽 테이블에는 초콜릿으로 사람을 압사해 죽이겠다는 열기의 모르간이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폐하, 초콜릿은 무기가 아니라는 걸 아시죠?라고 말해봤자, 그런 소리는 들을 요정이 (북쪽에) 따로 있다는 답이나 돌아오겠지.
그때, 메가폰을 든 초콜릿의 권위자 테스틀리포카가 등장해서 초코 설명회를 열기 시작했다.
아즈텍의 초콜라틀! 신성과 카카오의 역사! 그러나 침공과 식민시대에 초코는 대량생산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데.......
"현대의 초콜릿부터는 내가 설명하지."
익숙한 목소리다.
—그래.
데이비트가 테스틀리포카의 그림자에서 기어나와 등장한 것이다.
"링 영화냐고—!" 라고 혼비백산해 외치던 마스터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톤을 바꿔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왠지 몰라도 지구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세계를 멸망시키려던 데이비트 선배잖아! 살아계셨어요! 살아계셨다고요!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창작물 속 의뭉스러운 연장자 캐릭터들 중 죽어버려도 다시다시 살아나는 그거죠! 그럴 줄 알았어!" 마스터가 삿대질을 했다.
"선배, 이러다가는 제4의 벽이 버티질 못해요!" 마슈가 절규했다.
"나는 죽었다."
"아...아앗...." 마스터가 뻗었던 팔을 슬그머니 내렸다.
...그 후로 테스틀리포카의 판매회가 있었지만 마스터는 수심에 차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그러니, 다시 맨 앞으로 돌아가자.
